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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의문사' 경찰 수사착수…추측분분 속 "AI는 아니길"

지난 30일 비둘기 7마리 폐사체 도심속에서 발견…'AI 감염 vs 독극물 섭취'

광주에서 비둘기 7마리의 폐사체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7마리의 비둘기 폐사체 발견현장 인근에서 '조류 먹이'가 대량 살포됐다는 연합뉴스의 보도를 접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지난 31일 오후 현장을 방문해 쌀과 콩 등 조류 먹이 일부를 수거하고, 비둘기가 독극물이 섞인 먹이를 먹고 집단 폐사한 정황이 있는지 확인했다.

수거한 먹이는 이날 중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독극물 검사를 의뢰했다.

주변 주민과 총포 업자 등 야생조류 전문가를 탐문 수사해 비둘기가 독극물이 섞인 먹이를 먹고 숨졌을 가능성을 규명하려고 애썼다.

주민 진술에 따르면 1년여 전부터 신원을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조류 먹이를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의 '유해 야생조류인 비둘기가 모여든다'는 불만 어린 반대도 있었지만, 먹이 주기는 오랜 기간 지속됐다.

경찰은 비둘기 폐사체 발견현장 주변의 CCTV를 찾아보려 했지만, 인적이 드문 천변로인 탓에 현장 영상이 녹화된 CCTV를 찾지는 못했다.

다만 독극물에 의한 비둘기 집단폐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농약 등 먹는 즉시 야생조류가 숨지는 독극물은 시중에 없다'는 야생조류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독극물에 의한 집단폐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찰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경찰은 조류 먹이에 대한 국과수 감식결과와 비둘기 사체에 대한 국립환경연구원의 검사결과가 나와 독극물에 의한 집단폐사로 밝혀지면, 독극물 살포자를 찾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광주 북부경찰서 지능팀 관계자는 "관할 지자체의 정식 수사 의뢰가 없었지만, 범죄 혐의점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증거물이 사라지기 전에 확보하는 차원으로 선제적으로 수사에 나섰다"며 "국과수와 국립환경연구원의 검사결과에 따라 수사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광주 북구는 사건 초기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으로 비둘기가 집단폐사 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비상 방역을 펼치는 등 비상이 걸렸지만, 비둘기가 다른 요인으로 인한 폐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시름을 놓았다.

북구는 비둘기 폐사체 발견현장 인근에 '유해조류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아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먹이 주는 사람을 찾기 위한 예찰 활동에 착수했다.

이날 오전부터 예찰 활동을 벌인 북구 직원은 "오전 이른 시간부터 현장을 지키고 있지만, 먹이를 주는 사람은 물론 행인도 발견하기 어려웠다"며 "AI 감염 여부가 판명되지 않은 만큼 지속적으로 현장 방역을 실시하며 검사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주민 박모(56)씨는 "비둘기가 AI에 감염된 것으로 판명되면 사람에 대한 감염 가능성도 커지는 것 아니냐"며 "검사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AI 감염이 아니라 차라리 독극물 등 다른 요인으로 인한 폐사이길 바란다"고 우려했다.

비둘기 폐사체를 넘겨받은 국립환경과학원은 곧바로 고병원성 AI 감염 검사를 펼쳐 앞으로 나흘 안에 결과를 해당 지자체에 통보할 방침이다.

AI 감염이 아니라면 비둘기 사인을 규명하는 데는 최소 7∼10일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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