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로사 파문에 밤 10시 불 끈 일본 덴쓰 본사
일본 정부가 사원에게 과도한 연장근무를 시켜 과로사 등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긴급대책을 마련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후생노동성이 법률 범위를 벗어나 사원에게 장시간 노동을 시켰을 경우 기업명을 공개하는 기준을 기존 월간 100시간 이상에서 80시간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후생노동성은 또한, 복수의 사무소에서 과로사하거나 과로로 자살이 확인된 기업명도 공표 대상에 추가할 계획입니다.
이는 장시간 노동 방지대책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으로,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행할 예정입니다.
이 대책은 기존에는 장시간 노동 실태가 사무소 3개소에서 확인된 기업을 공표 대상으로 삼았지만, 앞으로는 2개소에서만 확인돼도 기업명을 알리기로 했습니다.
또한, '문제기업'에 대해선 우선 간부를 대상으로 노동기준감독서가 지도활동을 벌이고, 이후에는 현장조사를 시행해 실태가 개선됐는지를 검증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기업명을 공개합니다.
과로사 또는 과로 자살로 노동재해 보험 급부가 결정된 사원이 2개소에서 확인된 기업도 그 이름을 공표합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지금까지 관련 문제로 사명이 공표된 건수는 1건에 불과하다며, 정부의 이번 대책에 대해서도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신문은 사원에게 장시간 노동을 시키는 '악질' 기업명을 공표하는 기존 법률이 유명무실했기에 이번 대책은 다소 개선된 것이지만,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고 잔업 관행에 변화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에선 대형 광고회사인 '덴쓰'의 한 신입사원이 과로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일이 올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숨진 다카하시 마쓰리 씨는 당시 24살로 명문 도쿄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덴쓰에 입사했다가 그해 12월 25일 도쿄 사택에서 뛰어내려 숨졌습니다.
다카하시 씨 유족 측 변호사는 그가 초과 근무시간을 노사 합의로 정한 한도 이내가 되도록 실제보다 적게 적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었습니다.
그의 실제 초과 근무시간은 월 100시간을 넘기도 했지만, 근무기록에는 70시간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지난 성탄절에는 다카하시 씨 어머니가 쓴 "나의 진짜 소원은 딸이 살아 돌아오는 것"이라는 내용의 수기가 공개돼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