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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걸려 기내 난동 제압…소극적인 항공사 매뉴얼 때문

최근 발생한 대한항공 기내 난동 승객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일면서 항공사들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무조건 '손님이 왕'이라는 사회적 정서를 바꿔 보다 실효성 있는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는 겁니다.

당시 승객 난동 사건이 발성했을 때, 승무원들은 총 5단계로 대응했습니다.

처음에 옆자리 승객에게 시비를 걸고 폭력을 행사했을 때에는 구두로 경고했고 그래도 멈추지 않자 경고장을 제시했습니다.

이후 승무원에게까지 주먹을 휘두르자 양손을 줄로 묶은 뒤 포승으로 상체를 포박했습니다.

그런데도 침을 뱉는 등 과격하게 행동하자 승무원이 전기충격기(테이저건)를 꺼내 들고 겨눴으나 실제로 쏘지는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테이저건은 물리적으로 제압하는 최후의 수단인 데다 총구를 겨누자 승객이 잠잠해졌기 때문에 쏘지는 않았다는 것이 대한항공 측의 설명입니다.

매뉴얼 대로 대응했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 틀린 건 아니지만, 문제는 이렇게 대처하는 과정이 2시간 동안 이어지면서 주변 승객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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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항공 전문가는 "미국 등 외국에서는 승객이 위협적인 행동을 할 조짐만 보여도 승무원들이 강하게 경고하고 물리적인 조치를 취한다며, 이에 비해 대한항공의 대응이 부적절해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항공사가 이처럼 불법행위를 하는 승객에게 곧바로 강하게 대응할 수 없는 것은 고객 관리 필요성이 큰 서비스 업종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사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VIP 고객이라면 강압적인 대응이 더 어려울 수밖에 없고, 이번에 문제가 된 승객도 프레스티지석 이용자였습니다.

더군다나 국내 항공사들은 승객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른바 '블랙리스트' 승객을 따로 관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내 난동이 중대한 테러 행위와 같다는 인식이 박히고 항공사들도 안전이 우선시될 수 있도록 법·제도적 정비뿐만 아니라 돌발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승무원들의 실제 훈련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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