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일)로 준비 기간을 마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핵심 관련자를 정면 공략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의혹의 정점에 있는 박 대통령과 대표적인 재벌기업인 삼성을 정조준해 성역없이 파헤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흔들림 없이 수사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입니다.
출범 초기부터 박 대통령 대면 조사 원칙을 천명한 박 특검은 강제 모금 의혹 등에 대해 박 대통령이 "문화 융성이라는 명분으로 통치행위를 내세울 것"이라며 뇌물죄를 적용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특검팀이 박 대통령에 뇌물죄를 적용하는 경우 삼성, SK, 롯데 등이 공여자에 해당하는지가 관건이 됩니다.
특검은 특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대가로 최 씨 딸 정유라를 특혜지원했다는 의혹 등을 산 삼성그룹을 수사해 검찰 수사에서 이미 피의자 신분이 된 박 대통령 조사의 발판으로 삼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검은 이미 대한승마협회 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을 따로 불러 사전 접촉 형식으로 조사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승마 선수 지원 명목으로 최순실의 독일 현지법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에 거액을 제공한 배경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전망입니다.
특검은 삼성 외에도 SK, 롯데, 현대차 등 자금 출연에 가담한 다른 대기업 관계자 역시 순차적으로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자금 제공자인 기업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특검의 '창'은 자연스럽게 청와대와 박 대통령을 향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청와대 내의 일정 부분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이 필요하다", "법리적으로 (압수수색이) 가능한 방법이 있는지 검토 중"이라며 압수수색을 사실상 예고했습니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영장을 발부받아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섰으나 청와대가 거부하는 바람에 임의제출 방식으로 자료 일부를 확보하는 데 그쳤습니다.
특검은 당시 압수수색을 승인하지 않은 것이 경호실장과 비서실장이라고 승인권자를 거론하기도 하는 등 검찰 당시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압박 전략을 구사 중입니다.
박 대통령 직접조사는 뇌물 혐의 적용뿐만 아니라 세월호 침몰 당일 '7시간' 행적을 규명하고 청와대를 들락거린 최 씨와 측근의 비리 및 국정 개입 혐의 등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해 보입니다.
헌정 사상 최초이며 국가 최고 권력자에 대한 수사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 조사는 시기적으로는 특검 수사의 후반부에 이뤄질 것으로 점쳐집니다.
특검은 증거를 면밀히 검토하고 관련자 진술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모든 준비가 완료된 후 대통령 직접조사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 대통령은 탄핵심판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기업의 자금 출연 등이 대가성 없는 행위이며 최 씨의 국정 개입이나 사익 추구를 몰랐다고 주장했는데 특검 수사에 맞서 같은 맥락에서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검은 검찰이 거의 손대지 못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직무유기 및 비리 방조 의혹,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최 씨의 국정개입을 비호했다는 의혹을 함께 규명할 수 있을지도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