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몰자 추모 '양귀비꽃 밴드' 착용 영국 축구협회 벌금

제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일에 열린 경기에서 전몰자 추모의 상징인 양귀비꽃 밴드를 착용한 영국연방 4개 축구협회에 국제축구연맹(FIFA)이 19일(현지시간) 벌금을 부과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4만5천 스위스프랑(약 5천200만원),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축구협회는 각각 2만 스위스프랑(약 2천300만원), 북아일랜드 축구협회는 1만5천 스위스프랑(약 1천700만원)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FIFA는 경기장에서 정치, 종교적 상징을 쓰지 못하도록 규제한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선수들은 지난달 11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조별리그 F조 경기 때 양귀비꽃 밴드를 착용했다.

경기가 열린 날은 영국에서 전몰자를 추모하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이었다.

북아일랜드와 웨일스도 이튿날 열린 월드컵 예선전에서 양귀비꽃 밴드를 팔뚝에 차고 경기하려고 했지만 FIFA와 상의 후 양귀비꽃이 없는 검은색 밴드를 착용했다.

클라우디오 술저 FIFA 징계위원장은 "개별 국가의 기념일을 판단하거나 그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려는 의도는 없다"며 "하지만 211개 회원국은 공정과 중립을 요구하는 룰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FIFA는 올해 10월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한국 경기에서 이란 관중이 이슬람 시아파의 '아슈라' 추모 행사를 여는 등 과도한 종교적 행동을 했다며 이란축구협회에 3만7천 스위스프랑(약 4천3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올해 3월 더블린에서 스위스와 친선 경기를 열었던 아일랜드 축구팀은 부활절 민중봉기를 뜻하는 로고를 유니폼에 새기고 출전했다가 축구협회에 5천 스위스프랑(약 580만원)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