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배고픔을 참지 못해 꼬막을 훔친 50대 남성에게 작은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경찰과 이웃의 도움으로 삶에 대한 의지를 새로 다지게 됐습니다.
박승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폐가와 다름없는 한 시골 마을 주택입니다.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는 안방엔 거미줄이 가득하고 구들장은 내려앉았습니다.
추위를 막아주는 건 이불 한 장이 전부입니다.
사람이 산다고는 믿기 힘든 이곳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우리 직원분들이 아저씨 겨울에 따뜻하게 지내시라고 (생필품 가져왔습니다.)]
홀로 힘겹게 살아가는 57살 서 모 씨 집에 기적이 일어난 건 경찰이 딱한 사정을 접하고 난 뒤입니다.
배고픔을 참지 못해 꼬막 한 망을 훔쳤다가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서 씨의 어려운 처지가 알려진 겁니다.
[김창돈/보성경찰서 벌교파출소장 : 먹을 게 없어서 훔쳤다고 해서 우리 직원들 뜻을 모아서 십시일반으로 이렇게 봉사 활동하게 됐습니다.]
경찰은 자원봉사단을 꾸려 도배와 함께 장판을 새로 깔아주고 가구와 이불, 옷가지를 서 씨에게 전달했습니다.
이웃 주민들도 쌀과 김장김치, 과일 등으로 온정의 손길을 보탰습니다.
[서 모 씨 : 고구마 캐 먹고 그렇게 살았습니다. 고맙죠. 백번 감사하죠. 눈물 나죠]
이웃의 작은 관심이 추운 겨울을 나야 하는 소외계층에게 든든한 힘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