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남중국해서 미국 수중드론 압수…美 "즉각 반환하라"

중국이 영유권 분쟁해역인 남중국해에서 미군 소유물인 무인 수중드론을 압수하자, 미국이 "즉각 반환하라"고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대한 독점적인 영유권을 주장하는 데 대해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그동안 '항행의 자유' 원칙을 내세워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활동을 지속해온 가운데 중국 당국의 이번 수중 드론 압수조치로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대선 기간에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과 중국산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공약으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다음 달 정식 취임을 앞두고 미국 정상으로선 37년 만에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한 데 이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발언을 잇달아 하면서 중국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라 향후 추이가 주목됩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이번 미국의 수중 드론 압수 조치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를 겨냥한 경고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CNN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공식적인 외교 절차를 통해 "우리 무인 수중 드론을 즉각 반환하고 국제법상 의무를 지킬 것을 중국에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펜타곤에 따르면 미 해군 함정인 보드위치는 지난 15일 오후 필리핀 수빅 만에서 북서쪽으로 50해리 떨어진 해상에서 드론 회수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보드위치를 따라오던 중국 해군 함정에서 내린 소형 보트가 다가와 해당 수중드론 2대 중 1대를 빼앗아 갔습니다.

당시 미 해군은 무전 연락을 통해 수중 드론이 미군 소유라고 밝히고 반환을 요구했지만, 중국 측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피터 쿡 펜타곤 대변인은 수중 드론이 수온과 염분 등 해양 정보를 측정하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대사관은 미국의 공식 항의에 아직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의 이런 조치는 남중국해가 자국 영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미군의 수중 드론 탐지행위는 불법이라는 의미로 압수조치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독점적인 권리 주장은 부당하다는 지난 7월 12일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이어서 중국과의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보니 글레이저 아시아 선임고문은 나포가 중국이 아닌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에서 발생했다며 중국이 국제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하나의 원칙'을 깨뜨린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