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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포 전투 끝났어도 비극은 안 끝났다…주민·의료진 '공포'

알레포 전투 끝났어도 비극은 안 끝났다…주민·의료진 '공포'
시리아 내전의 격전지인 알레포 전투가 4년 반만에 정부군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전투는 끝이 났어도 공포와 비극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AP통신과 가디언 등 주요 언론은 마지막까지 반군 지역에 남은 주민들과 의료진은 친정부 세력의 보복 가능성 때문에 공포에 빠져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제사회는 '인류애가 완전히 파괴된' 인도주의 위기의 해결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의 시리아 연구 담당자인 닐 새먼드는 "정부군의 눈에는 단순히 반군 지역에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죽임을 당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반군 장악지역이었다가 정부군이 탈환한 다마스쿠스 외곽 야르무크, 다라야, 홈스 등지에서 많은 주민이 실종되거나 처형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습니다.

알레포에서도 동부 4곳에서 민간인 82명이 총상으로 숨진 채 발견돼 친정부 세력의 인권유린 가능성이 있다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루퍼트 콜빌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콜빌 대변인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도 알레포 동부 지역에서 탈출해 정부군 지역에 들어온 남성 수백 명이 실종됐다며 "반군에게 협력했다는 이유로 정부군이 보복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밝혔습니다.

현지에서 의료활동을 벌여온 의사와 간호사 등도 반군지역에서 생명을 살리는 일을 했다는 이유로 처형이나 고문을 당할까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알레포에서 일해 온 한 시리아계 미국인 의사는 반군이 무장하기 전부터 반정부 시위대를 치료하기 시작했던 의료진이 내전 초기부터 친정부 세력의 표적이 돼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알레포 반군 장악지역에 있던 의사들이 정부 장악으로 심각한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가디언은 알아사드 정권이 완패하고 물러난 반군을 포용할 것이라는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알레포의 고통과 불확실성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을 뿐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국제사회도 알레포의 포성은 잠잠해졌지만 이것이 알레포 주민의 승리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위기 해결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옌스 라에르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대변인은 반군 지역에는 물도 음식도 남아있지 않고 모든 병원은 폐쇄됐다며 "인류애는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했습니다.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시리아와 아사드 정권을 지원한 러시아, 이란이 알레포에서 대학살을 벌였다고 지목하며 "수치심도 느끼지 못하느냐?"고 일갈하기도 했습니다.

양쪽이 알레포의 포위 지역에 거주하는 민간인과 부상자들을 대피시키는 데 합의했지만, 대피 과정에 안전이 담보될지 의구심도 나오고 있습니다.

파워 대사는 안보리 회의에서 대피 과정을 감독할 국제 옵저버가 필요하다면서 "떠나려고 하지만, 그랬다가는 거리에서 총에 맞거나 정부 세력에 끌려갈 수 있을 것이라는 당연한 공포에 떠는 사람들"이 우려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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