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고 크레인에 장착된 바스켓에 올라타서 작업하던 인부가 아래로 떨어져 크게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청주시 옥산면의 한 공장에서 외벽 패널 보강작업을 하던 인부 4명이 추락해 2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한 사고도 카고 크레인에 임의로 매단 바스켓에서 작업하다 추락하면서 일어났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당사자나 유족 모두 보험금을 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화물 전용인 카고 크레인의 구조 변경 자체가 불법이고, 이런 차량에 장착된 바스켓에서 작업하다가 사고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크레인에 엉성하게 바스켓을 설치하는 불법 구조 변경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이로 인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부산의 한 과학단지 내 공장 신축 현장에서 카고 크레인 바스켓이 뒤집히면서 2명의 인부가 9m 높이에서 추락, 목숨을 잃었습니다.
2014년 4월에는 울산의 도로공사 현장에서 카고 크레인 지지대에 부착된 바스켓을 탄 인부 1명이 23m 높이에서 떨어져 숨졌습니다.
지난해 8월 강원도 춘천에서는 크레인에 달린 와이어에 의지해 교량 보수작업을 하던 외국인 근로자가 10m 아래 춘천호로 떨어져 실종된 일도 있습니다.
이런데도 카고 크레인의 불법 구조변경이 단속된 일은 거의 없습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이동식 크레인으로 근로자를 실어나르거나 높은 곳에서 일을 시키는 것은 불법입니다.
끊이지 않는 카고 크레인 사고를 막기 위해 정부가 2011년 7월 법을 개정하면서 마련한 조항입니다.
자동차관리법에도 바스켓이 장착된 카고 크레인이라는 화물차량 유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화물을 실어나르는 카고 크레인과 사람이 타고 작업을 할 수 있는 스카이차가 있을 뿐입니다.
현행법상 외벽 공사 등 인부와 자재를 높은 곳으로 실어 나르기 위해서는 카고 크레인과 스카이차를 모두 임대해야 합니다.
그러나 공사 업자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카고 크레인 1대만 쓰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합니다.
스카이차량을 운행하는 한 사업자는 "카고 크레인이나 스카이차를 빌리는 비용은 비슷한데 공사업자가 화물 운반을 위해 카고 크레인을 빌리면서 돈을 아끼려고 인부를 높은 곳으로 옮기는 고소(高所)작업도 해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타워 크레인의 바스켓은 탈·부착이 가능하기 때문에 불법 구조변경으로 걸리는 일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일선 공사 현장에서는 바스켓이 달린 카고 크레인이 종종 눈에 띄지만 관리·감독 기관의 단속에 걸리지 않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차량 구조변경을 승인하는 업무를 담당한 교통안전공단 청주검사소의 한 관계자는 "카고 크레인은 말 그대로 갈고리로 화물을 옮기는 데 쓰는 차량으로 구조변경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구조변경이 승인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불법 바스켓을 장착한 카고 트레인이 전국적으로 몇 대나 되는지도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중앙·지방 기관의 계도·감독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불법 구조변경을 한 카고 크레인이 허다한데도 관리·감독 당국의 현장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2년 단위로 이뤄지는 정기 차량 검사 때를 제외하고는 관리·감독 당국이 공사 현장을 찾아 단속하는 일도 없습니다.
인부가 추락해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가 터져야 수사기관이 카고 크레인의 불법 개조 여부를 파악하는 게 전부입니다.
일선 시·군도 정기 차량 검사 때 불법 개조 여부를 파악하는 게 전부일 뿐입니다.
물론 카고 크레인 업자들이 정기 검사 때 적발되는 일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불법 제작한 바스켓을 떼어 놓으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