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푸어'는 말 그대로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리한 대출로 인한 이자 부담 때문에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이고 '렌트 푸어'는 '급증하는 전셋값을 감당하느라 소득 대부분을 쓰고 여유 없이 사는 사람들을 뜻하는 이른바 '하우스 푸어'의 전세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4가지의 신조어를 하나로 관통하는 단어, 바로 '집'입니다.
하우스 푸어나 렌트 푸어는 내 집을 가지고 있거나 어쨌든 '내 집 마련'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신캥거루족이나 오포세대는 아예 '내 집 마련'을 포기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이렇게 내 집을 포기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현실의 벽이 너무나도 높기 때문이라는 게 통계적으로 입증됐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소득 중 세금, 공적연금, 사회보험 등을 제외한 것)은 371만 원입니다.
한국감정원이 파악한 9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5천480만 원. 20~30대가 12년 6개월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돈을 모아야 모을 수 있는 돈입니다.
하지만 처분가능소득은 소비지출분이 포함되지 않은 지표입니다. 현실적인 소비지출을 고려하면 월평균 가구 흑자액은 120만 원으로, 내 집 마련에 드는 기간은 38년 6개월로 늘어납니다.
지난 9월 2%대 후반이었던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근 일부 상품의 경우 5%대까지 치솟았습니다.
'안 사는 게 아니라 못 사는 것이다. 우리 세대 젊은이의 '집'에 대한 단상을 대변해주는 말인 것 같습니다.
(기획, 구성 : 김도균, 정윤교 / 디자인 : 김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