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치 이탈리아 총리 사퇴 선언…개헌 국민투표 패배 시인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현지 시간 4일 진행된 이탈리아 헌법 개정 국민투표에서 패배를 시인하고,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국민투표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에서는 최대 20% 포인트 가까이 부결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렌치 총리는 현지 시간으로 5일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 로마 총리 궁에서 기자회견을 해 사퇴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렌치 총리는 투표 부결을 위해 활동한 진영이 "놀랍도록 명백한" 승리를 거뒀다면서 "패배에 전면적 책임을 질 것"이고 "정부에서의 내 경력은 여기서 끝난다"고 말했습니다.

렌치 총리는 상·하원에 동등한 권한을 부여한 현행 헌법을 고쳐 상원 의원 수를 줄이고 중앙 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헌안을 마련해 국민 투표에 부쳤습니다.

그는 국민투표 부결 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내비친 바 있습니다.

렌치 총리는 날이 밝는대로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을 만나 사퇴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렌치 총리는 2014년 2월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 총리에 올랐지만, 이번 투표에서 패배하면서 2년 9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그는 현재 하원과 상원이 동등한 권한을 갖고 있어 고질적인 고비용, 저효율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렌치 총리가 물러나면 이탈리아는 2018년으로 예정된 총선을 내년 상반기로 앞당겨 실시하고, 이전까지는 과도 정부가 총선에 대비한 선거법 개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