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창업자, 고향 주민에 거액 유산"은 오보 해프닝

코로나 맥주 회사를 창업한 기업인이 가난한 고향 마을 주민 모두에게 거액의 유산을 남겼다는 기사는 오보로 밝혀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디펜던트가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북서부 레온 주의 작은 마을 세레잘레스 델 콘다도 주민들은 코로나 창업자 고 안토니노 페르난데스에게서 직접 받은 돈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마을의 유일한 술집을 운영하는 막시미노 산체스는 가디언에 "모든 마을 주민이 페르난데스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페르난데스 가족 재단의 대변인도 "그는 유언에 따라 가족들에게 돈을 남겼다"며 "마을의 어떤 사람에게도 유산을 남기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영국 매체를 중심으로 언론들은 지난 24일자 기사에서 지난 8월 9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페르난데스가 1억6천900만 파운드 약 2천480억 원에 달하는 유산을 자신의 고향 마을 주민들에게 남겼다고 보도했습니다.

인구 80명에 불과한 마을의 주민은 한 명당 200만 파운드 약 29억4천만 원씩 받아 하룻밤 사이에 백만장자가 됐다는 내용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재단의 대변인은 "우리도 기사를 봤는데 어떻게 된 건지는 잘 모르겠다"며 페르난데스가 죽고 2억 유로 약 2천493억 원을 친척들에게 남겼다는 얘기를 담은 보도가 오보 해프닝의 출발점일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인디펜던트는 "자녀가 없었던 페르난데스는 친척들에게 막대한 유산을 남겼다"며 잘못된 정보를 가진 사람의 얘기가 점점 살이 붙어 마을 주민이 백만장자가 됐다는 얘기로 번졌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민들은 다만 페르난데스가 고향 마을의 발전을 위해 애쓴 점에 감사했습니다.

그는 생전 가난한 마을의 도로 정비와 교회 재건축 등에 많은 돈을 기부했습니다.

페르난데스는 1917년 이 마을의 가난한 집안에서 13명의 형제 중 11번째로 태어났습니다.

그는 32살이던 1949년 유명 맥주 공장인 그루포 모델로를 소유한 처가 친척의 초청을 받아 멕시코로 이주했습니다.

공장 창고에서 일을 시작한 페르난데스는 1971년 최고경영자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그동안 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 브랜드 중 하나인 코로나를 만들었으며, 2005년 이사장 자리를 조카에게 물려주고 현업에서 물러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