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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문학 사유화됐다"…문인 90명 집필거부 선언

진보 계열 출판사 실천문학사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문인 90명이 공공성 상실을 이유로 이 출판사에 글을 싣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문단에 따르면 '실천문학의 공공적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은 최근 성명을 내고 "실천문학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외면하고 오직 주주의 이익만을 위해 봉사하는 실천문학은 더 이상 우리가 알던 실천문학일 수 없다"며, "계간지를 포함해 실천문학에 어떤 집필도 하지 않을 것이며 저서를 출판한 저자들은 법적 유효기간이 끝나는 대로 출판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모임은 "실천문학은 한국문학에 기여하는 공공성과 관계가 없는, 사실상의 개인적 소유물이 되고 말았다. 현재 경영진은 실천문학의 민주적, 공공적 의의를 중시하는 소액 주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며 "절박한 마음으로 현재의 실천문학과 단절을 선언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집필 거부에는 시인 김근·김용택·안도현·황규관·황인찬, 소설가 공지영·권여선·백가흠·전성태·최은영, 문학평론가 서영인·오창은·윤지관·홍기돈 등 90명이 참여했습니다.

1990년 무크지 '실천문학'을 간행하며 출발한 실천문학사는 1995년 문인과 시민이 소액주주로 참여하는 주식회사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그러나 윤모 이사 등 올해 3월 선임된 경영진이 계간 '실천문학'을 적자경영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고 모임 측은 주장했습니다.

새 이사진의 의사결정 방식에 반발해 문인 주주들이 주총장에서 퇴장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후 계간지 편집위원 6명이 전원 사퇴하면서 실천문학 여름·가을호가 파행 발행됐습니다.

윤 이사는 전체 주식의 30% 이상을 확보하고 지난 9월 대표로 취임했다고 모임의 한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모임은 "실천문학을 협동조합 체제로 전환하거나 계간 실천문학을 단행본 출판사와 분리·독립시키는 방안도 모색했지만 경영진이 면담을 회피해 진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대안적 매체와 출판조직을 통해 한국문학의 공공적 미래에 대한 모색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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