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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민들 "민심 안꺼진다"…5·18 광장서 시위


1980년 5월 시민들이 신군부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요구하며 횃불을 들었던 옛 전남도청 앞에 횃불이 다시 등장했다.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 사태를 규탄하는 제4차 촛불집회가 열린 19일 오후 광주·전남 곳곳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박근혜퇴진광주시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6시 광주 동구 금남로 5·18 민주광장에서 주최 측 추산 7만명(경찰추산 1만9천명) 시민의 참여 속에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8천300㎡(2천500평) 넓이의 광장에서부터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 금남공원까지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가득 찼지만 질서정연한 모습이었다.

이날 집회는 1980년 5월 초부터 5월 16일까지 광주 지역 대학생들과 시민 주도로 잇따라 열린 가두집회인 '민족민주화성회'를 재현한 행사로 진행됐다.

집회에는 윤장현 광주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장휘국 교육감과 지역구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촛불을 들고 대통령 퇴진을 함께 외쳤다.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시작한 집회는 수능을 마친 수험생, 청소년, 종교인, 정치인 등의 자유발언과 문화공연으로 이어졌다.

이날 광주를 방문해 5·18묘지를 참배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대통령도 죄를 지으면 예외 없이 처벌받는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주장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어른으로서 부끄럽다. 우리 아이들이 양심과 정의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시장인 저도 시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석빈(14·중2)군은 "대통령은 자랑스러운 5천만 국민을 대표하는 중요한 사람이지, 우리보다 더 높은 사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근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촛불은 바람이 불면 다 꺼진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주최 측은 "꺼지지 않는 횃불을 들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실제 이날 오후 8시부터 옛 전남도청 분수대 위에서는 시민들이 들어 올린 횃불 수십개가 주변을 밝혔다.

총 3부로 진행된 집회는 광주 10만 시국 촛불대회 시국선언문 발표로 마무리됐다.

시국선언문에는 "우리 주권자들은 국정과 헌정을 농단한 박근혜 대통령의 권한을 환수하기 위해 나섰다"며 "정권 퇴진에 머물지 않고 '국민권력'을 탄생시키는 방향으로 범국민항쟁을 이어가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남에서도 22개 시군 중 신안, 완도 등 제외한 15곳에서 1만5천명의 참여(주최 측 추산) 속에 촛불집회가 각각 열렸다.

촛불집회에 앞서 각 단체들의 개별 항의행진과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광주시민상주모임은 금남공원에서 5·18민주광장까지 행진한 데에 이어 광장에서 '박깨기 퍼포먼스' 등을 했다.

민주노총은 광주공원에서 민주광장까지 100명 자전거 행진과 500명 도보행진을 개최한 후 촛불집회에 합류했다.

전남대 학생들은 시국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이날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 정문에서 민주광장까지 3.2㎞를 행진했다.

광주 경찰은 이날 인력 500여 명을 동원해 일대 도로를 통제하고 집회 시작 전 광장으로 행진하는 시민들을 보호하며 평화 집회를 이끌었다.

광주지방경찰청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입니다'라고 강조하며 경찰이 도로 차선 가장자리에 줄서서 시민들을 보호하는 사진과 지하철 환풍구에 올라서지 말라는 당부 글을 올려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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