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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최순실 국정농단'에 "있을 수 없는 일"

유인촌(65)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순실 국정농단' 등 문체부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개탄했다.

유 전 장관은 연극 '페리클레스' 재연 개막에 앞서 9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 언론 상대 시연행사(프레스콜)에서 최근 문체부를 중심으로 불거진 인사·사업 관련 비리와 파행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상식적으로 이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을까 싶다. (시스템을 통해) 걸러지고 견제돼야 하는 일인데 하나도 걸러지지 않고 그냥 다 진행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유 전 장관은 이어 "정부 부처 가운데 문체부가 가장 피폐해진 것 같아 속상하다. (비선에서 나온) 그런 지시를 받고 그걸 수행하려고 열심히 일한 공무원들이 받았을 자존심의 상처, 나아가 국민이 받은 상처는 보상이 안 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관련자 모두가 책임져야 한다.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술의전당 기획 공연인 '페리클레스'는 지난해 5월에 이어 재공연되는 작품이다.

셰익스피어가 만년에 쓴 로맨스극으로 타이어 왕국의 왕자 페리클레스가 겪는 모험과 고난을 그렸다.

이번 공연에서는 '우주의 기운'과 같은 대사가 새로 들어가는 등 일부 변화가 눈에 띈다.

왕도를 논하거나 민초들이 정치를 이야기하는 등 시의성 있는 내용이 더 부각됐다.

연출을 맡은 양정웅은 "원작에 시대상을 풍자하는 장면들이 있는데 지난해에는 특별히 그 부분에 힘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나라 안팎으로 큰일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그런 부분을 자연스럽게 강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 연출은 "페리클레스는 부인과 자식, 조국을 잃고 떠돌아다니며 수모와 고난을 겪지만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나간다"며 "각자 생각하는 희망의 모습은 다르겠지만 절망스러운 상황에서도 그냥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페리클레스'에서는 유인촌 전 장관과 그의 친아들인 남윤호(32·본명 유대식)가 각각 노년과 청년의 페리클레스를 연기한다.

지난해에도 이들 부자가 주연을 맡았는데 처음에는 부자지간이라는 사실을 비밀로 했다가 개막 후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됐다.

남윤호는 "작년 공연을 앞두고 한 프레스콜 때는 홍길동처럼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고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거짓말 아닌 거짓말을 했는데 이제는 '아버지십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 속이 후련하다"고 말했다.

'페리클레스' 이후 '에쿠우스' 40주년 기념공연 등에서 주연을 맡으며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을 듣는 그는 "아버지가 아직은 따라가기 힘든 선배이고 선생님이지만 (유인촌의 아들이라는) 부담감은 떨친 것 같다"며 "내 나름의 길을 개척해 나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유 전 장관도 "이 일을 시작하면 평생 해야 할 텐데 (아들이)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온 것을 보고 괜찮다고 판단했다"며 "내가 가르쳐줄 수는 없고 세월과 함께 하나씩 쌓아나가며 스스로 깨닫고 느끼는 수밖에 없다. 내 입장에서는 잘 봐주고 꾸준히 기다려줄 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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