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과 변속기, 브레이크, 바퀴, 각종 기계와 전기부품, 핸들까지 대략 2만 개 수준입니다. 실로 다양한 부품들이 한 데 모여 자동차를 구성하죠. 하지만, 버리자니 아쉽고 그대로 두자니 거슬리는 계륵 같은 부품이 하나 있습니다.
뭘까요?
바로 자동차 양옆에 달린 거울, 사이드미러입니다. 운전자에겐 너무나도 중요하죠. 차선을 바꿀 때 양옆에 다른 차가 있는지 안전하게 살필 수 있는 도구니까요.
하지만, 연비 효율을 떨어뜨리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연비를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는 달릴 때 차체가 공기저항을 얼마나 받느냐거든요.
문제는 사이드미러가 매끄러운 자동차 양옆에 툭 튀어나와서 공기저항을 키우고 연비를 2%가량 떨어뜨리는 겁니다.
고속 주행할 땐 공기 흐름을 방해해 소음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죠.
완성차 업체들은 그동안 눈엣가시인 사이드미러를 없애려고 연구해왔습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한 가지는 거울을 카메라로 대신하는 거죠.
카메라는 거울보다 시야각이 넓어서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고, 공기저항이 없어서 소음은 물론 연비도 개선할 수 있죠. 이를 카메라모니터시스템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카메라모니터시스템 기술은 오래전에 개발됐지만 상업화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동안 국내 현행법은 사이드미러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었거든요.
지난 7일 국토교통부는 카메라모니터시스템을 설치할 때 사이드미러를 달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내놓았습니다.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설명과 함께 말입니다.
사이드미러에 익숙한 운전자들은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주로 걱정은 안전과 직결된 도구를 디지털 방식에 의존할 수 있겠느냐는 겁니다.
앞으로 사이드미러가 없는 차를 도로에서 볼 수 있을까요?
(기획·구성: 임태우, 김다혜 / 디자인: 안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