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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친일발언'에 속앓는 中…겉으로는 "영향없을 것"

중국에서 친중 행보를 보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일본에 가선 친일발언을 하고 있는 데 대해 중국은 마음이 편치 않아 보이지만 애써 자제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26일 도쿄에서 개최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지난주 중국 방문이 경제에 관한 것이었고 안보문제를 협의하지 않았다면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선 일본의 입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하자 중국의 심경이 복잡해진 것이다.

무엇보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일본을 '형제보다 더 가까운 특별한 친구'라고 하면서, 필리핀은 역내 공통관심사에 대해 일본과 밀접하게 협력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존중하며 남중국해 문제를 포함해 분쟁해결에서 법의 지배와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말한 데 중국은 긴장하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한 중국-필리핀 간 대화 해결 '기류'가 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하고 있어 보인다.

그런데도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7일 중국 국제문제 전문가들을 인용해 지난주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으로 중국-필리핀 관계가 개선됐다면서 필리핀이 경제성장을 위해 중국을 필요로 하는 이상 양국 관계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친일발언' 때문에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남해(南海)연구원의 천샹먀오 연구원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과 관계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은 의심할 바 없다"면서 "일본에서 그의 발언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일본 발언을 '외교적인 레토릭'으로 보는 것이다.

중국에선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 기간에 제시한 대규모의 필리핀 지원책이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믿고 있어 보인다.

중국의 대필리핀 지원책을 살펴보면 우선 중국 기업이 두테르테 대통령의 고향인 민다나오 섬 다바오 시의 간척사업과 인공섬 건설을 지원키로 약속한 점을 들 수 있다.

정치인 두테르테 대통령으로선 내심 흡족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중국 외교부가 필리핀과의 분쟁해역인 황옌다오(黃巖島·스카보러 암초) 부근에서 필리핀 어선의 조업과 관련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 두테르테 대통령으로선 싸우지 않고도 일단 외교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아울러 중국의 국영 준설회사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고향인 민다나오섬의 다바오만에서 해안 8㎞를 따라 208 헥타르(ha) 규모의 바다를 메우는 간척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서명했으며 이 회사는 또 2019년까지 4개 인공섬을 만들어 상업단지, 관공서, 주거단지와 항만을 건설해주기로 약속했다.

또, 두테르테 대통령은 나흘 방중 기간에 240억 달러 상당의 투자 약속 등을 받았고, 중국은행 등으로부터 90억 달러의 차관제공을 약속받았다.

중국의 이런 경제적 지원은 경기침체로 허덕이는 필리핀 경제에 가뭄 속 단비로 느껴질 수 있다.

이 때문인지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26일 친일발언에 대해 중국에서 말한 내용과 전체적으로 부합한다고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다.

루 대변인은 중국으로선 두테르테 대통령 방중 때 남중국해 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수 없으니 다툼을 보류하고 협력과 발전을 모색키로 했다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일본에서 한 말도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불일치를 해결하기를 희망한다는 것이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서는 네티즌들이 "중국 지도자들이 농락당했다. 정신 차려라", "돈으로 우의를 살 수는 없다"는 비판 글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환구망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26일 저녁 일본 경제단체 대표들이 주최한 환영 만찬에 30분을 지각한 점을 거론하면서 이로인해 만찬장에 모인 150명의 경제계 인사들이 무작정 기다려야 했으며, 그에 앞서 25일 한 일본 식당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 주최 만찬에도 두테르테 대통령이 16분 늦게 도착해 기시다 외상이 우산을 들고 한참 동안 기다려야 했다고 꼬집어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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