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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유족 울리는 황금열쇠
2012년 12월 한 방송국 사장 퇴임식. 이 자리를 찾은 한 남자가 방송국 사장에게 3백만원 상당의 황금열쇠를 선물했습니다.
열쇠를 준 사람은 천안함 재단의 이사장. 그는 성금 모금 방송을 잘 해주고 사무실을 쓰게 해줘 감사하다며 방송국 사장에게 황금열쇠를 선물했습니다.
그런데 이 소식을 접하고 분노한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천안함 유족. 그 열쇠를 사는 데 쓴 돈은 국민들이 모아준 ‘천안함 성금’이었기 때문입니다.
2010년 천안함 사태 직후 국민들은 희생 장병 추모와 유족 지원을 위해 146억원의 성금을 모아줬습니다. 그리고 그 돈을 집행하기 위해 천안함 재단이 설립됐습니다.
하지만 실제 쓰임새는 유족들 기대와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재단 이사장은 자신이 발간한 자서전 2000만원 어치를 재단의 경비로 구입해 해군 부대에 기증했습니다. 유족들이 항의하자 이사장은 그 돈을 재단에 돌려줬습니다.
정작 추모 사업에 돈을 쓸 땐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흉상 하나당 1천만원 이상 드는데 재단이 지원한 돈은 1백만원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일부 유족들은 사비까지 털어 보태야 했습니다.
재단 이사진들은 두 쪽 난 천안함이 내려다보이는 제2함대 체력단련장내 골프장에서 골프를 쳐 유족들을 실망시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작년 한 해 사업예산 2억 5천만원 중 추모 사업과 유가족 지원 사업에 쓴 돈은 약 2700만원에 불과했습니다.
“천안함 유족들이 재단의 돈을 유족의 돈이라고 생각하고있다.” - 천안함 재단 이사장 이사장은 유족이 재단 돈을 탐낸다는 식의 폭언을 해 유족에게 상처를 안긴 뒤 사과한 적도 있습니다.
“차라리 재단을 해체하고 그 돈을 국가에서 좋은 곳에 썼으면 좋겠습니다.” - 故 박석원 상사 부친 박병규 유족협의회장 급기야 천안함 유족회는 작년 6월, 차라리 재단을 해체해달라고 정부에 탄원서를 냈습니다.
“유족 측이 바라는 걸 들어주려고 하고 있는데 소통이 잘 안됩니다.” - 천안함 재단 사무총장 재단 측은 유족과 원만하게 오해를 풀고 그들의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유족 측은 여전히 재단을 불신하고 있습니다.
유족들이 항의하는 건 방송국 사장이 받은 300만원짜리 황금열쇠가 부러워서가 아닙니다. 다른 돈은 몰라도 그 돈만큼은 성금을 보낸 국민 뜻대로 쓰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작년 6월 천안함 유족 측이 천안함 재단 해체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국민의 성금으로 모인 146억원이 엉뚱한 곳에 쓰이고 있다며 유족들은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기획 하대석 / 구성 김민성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