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安 '창업국가론' 극찬…文 '국민성장론' 비판

새누리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이 10일 잠재적인 대권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각각 내놓은 '성장론'에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경제학자 출신의 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안 전 대표가 전날 내놓은 '창업국가론'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창업하면 부자된다'는 꿈이 실현되는 세상을 만드는 게 제가 주장하는 혁신성장론의 요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의 혁신을 위해 가장 중요한 두가지 정책과제로 ▲과학기술 혁신 및 교육 개혁 ▲경제정의와 시장개혁을 거듭 제안했다.

유 의원은 그러나 문 전 대표가 주장한 '국민성장론'에 대해서는 "기존의 소득 주도 성장을 벗어나지 못한 분배론일 뿐"이라며 "성장의 해법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동안 야권의 성장론에서 성장의 진정한 해법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며 "복지와 분배에 대해서는 저 역시 '중(中) 부담-중 복지'로 우리 형편에 맞는 사회안전망을 만들어 가자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안 전 대표가 그동안 주장해온 '공정성장'에서 벗어나 '창업국가'를 말하기 시작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의원은 문 전 대표가 주장한 '사드 배치 잠정 중단 및 국회 비준'에 대해서는 "사드 배치를 반대하던 입장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입장은 변했지만 사드 배치는 여전히 중단해야 한다는 모순적인 말씀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그동안 진보, 보수 정권을 막론하고 북핵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과 대북 대화 노력은 실패했다"면서 "북핵이 언제든 우리 국민의 생명과 대한민국 영토를 유린할 수 있는 상황에서 사드 배치의 잠정 중단을 주장하고 외교적 노력을 강조한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가 진정으로 국가안보를 걱정한다면 이런 애매한 입장으로 이 정부 임기 내의 사드 배치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최근 잇단 대학 강연을 통해 자신의 정책 비전을 설명하고 있는 유 의원이 이날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 주요 현안에 대한 야권 대선주자들의 입장을 평가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선 정국을 앞두고 정책 경쟁을 본격화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을 내놨다.

실제로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글을 올리면서 "어제 경제와 안보에 대해 정치인들의 중요한 발언이 있어서 여러분과 함께 저의 의견을 나누고 싶다"며 자신의 발언에 대한 공론화를 시도했다.

또 정치권 안팎에서는 유 의원의 이례적인 '야권 대선주자 점수매기기'에 대해 현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문재인 전 대표간 양강 구도를 깨기 위한 '중도 연대'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즉, 여권내 비주류인 자신과 야권내에서 중도를 지향하는 안철수 전 대표가 대선 국면이 본격화할 때 중도 지대에서 연대할 여지를 남겼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