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유혈전쟁'에 맞선 여성 상원의원이 마약상과 결탁했다는 정부의 역공을 받으며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필리핀통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 상원은 어젯밤 레일라 데 리마 법사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해 16대 4로 의결했습니다.
필리핀 의회에서 상임위원장 불신임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로, 두테르테 대통령을 지지하는 필리핀의 '복싱영웅' 매니 파키아오 의원이 주도했습니다.
데 리마 의원이 초법적 마약 용의자 처형 조사를 앞세워 두테르테 정부를 흔들고 국제사회에서 필리핀의 국가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것이 불신임 이유입니다.
전임 베니그노 아키노 정부에서 국가인권위원장과 법무장관을 지낸 데 리마 의원은 경찰과 자경단 등의 '묻지 마' 식 마약 용의자 사살을 비판하며 상원 조사를 이끌어왔습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8월 말 데 리마 의원이 유부남인 운전기사와 불륜을 저지르고 거물 마약상들의 돈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내가 그였다면 목을 맬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데 리마 의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공포 정치'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여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데 리마 의원은 불신임을 당한 직후 "배후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있다"며 "매우 길고 외로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것이지만 마약상과의 결탁 의혹에 대해 의회는 물론 사법당국도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데 리마 의원의 정치생명이 그 결과에 달리게 됐습니다.
데 리마 의원이 주도한 상원의 초법적 마약 소탕전 조사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두테르테의 '역공'…초법적 처형 맞선 여성 상원의원 '축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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