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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출시 반년 만에 240만 명 이상 가입…증가세는 '주춤'

ISA 출시 반년 만에 240만 명 이상 가입…증가세는 '주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오는 14일로 출시 6개월을 맞는다.

지난 3월 14일부터 시판된 ISA는 한 계좌에 예금,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여러 금융상품을 담아 관리하면서 세제혜택까지 누릴 수 있어 국민의 재산을 불려줄 '만능통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ISA는 출시 보름 만에 100만 가입자를 돌파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대만큼 체감 수익률이 좋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여러 시행착오까지 겹치면서 인기는 다소 시들해진 모습이다.

ISA가 명실상부한 종합 재테크 통장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육성할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 31일 기준 ISA 가입자는 238만5천137명, 가입금액은 총 2조6천22억원이다.

ISA는 출시 첫 달인 3월 120만4천225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후 신규 가입자는 4월 57만1천명, 5월 36만3천명, 6월 22만9천명으로 줄었고 7월에는 증가세가 더 꺾여 1만7천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8월에도 신규 가입자는 1만4천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돼 이달 2일 기준으로 총 ISA 가입자는 240만명, 가입금액은 2조8천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출시 보름 만에 가입자가 102만7천633명을 기록하며 100만 고지를 돌파하고 10주 만에 200만명을 넘겼던 초반에 비하면 기세가 확 꺾였다.

가입자 수 기준으로 은행과 신탁형 위주로 쏠렸던 편중 현상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7월 말까지 은행 가입자 비율은 90.1%(215만1천명)로 압도적이다.

증권사 가입자는 9.7%(23만3천명)로 10%대를 넘지 못했다.

특히 7월 한 달만 놓고 보면 은행 가입자는 6월보다 2만7천여명 늘었는데 증권사 가입자는 오히려 1만여명 줄었다.

증권업계에 국한되기는 했으나 ISA 출시 이후 가입자 수가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누적 가입금액 2조6천22억원 중 은행 몫이 1조8천726억원(71.9%), 증권사 몫이 7천268억원(27.9%)이다.

그러나 1인당 가입액은 증권사(312만원)가 은행(87만원)의 4배가량이다.

상품별로는 투자자가 직접 투자 내용을 결정하는 신탁형 가입자 비율이 출시 첫 주만 해도 99% 이상이어서 ISA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7월 말 신탁형 ISA 가입자 비율은 89.8%로 90%선 밑으로 내려갔지만 신탁형 편중은 여전하다.

신탁형의 가입금액 비율도 첫 주 98.1%에서 7월 말 87.0%로 소폭 낮아지는 데 그쳤다.

이는 은행권이 모델 포트폴리오(MP)를 직접 구성해 상품 선택과 운용을 맡는 일임형을 4월 중순 이후에야 출시하고, 원금 손실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일임형보다 안정적인 신탁형을 선호하는 가입자들의 심리가 강하기 때문이다.

큰 기대 속에 출발한 ISA의 인기가 다소 시들해진 것은 수익률이 기대보다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6월 말 처음으로 발표된 ISA 일임형 모델포트폴리오(MP)의 3개월 수익률을 보면 초고위험 상품은 0.23~4.92%, 고위험은 0.1~5.1%로 최근 인기를 끄는 부동산 등 대체투자 상품보다 월등한 매력을 내세우지 못했다.

그리고 이마저도 정확한 데이터가 아니었다.

IBK기업은행의 MP 수익률이 실제보다 높게 공시된 사실이 드러난 뒤 당국이 벌인 일제 점검에서 MP 150개 중 47개의 수익률이 기준과 다르게 작성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ISA 다모아' 사이트에 이미 공시됐던 7월 11일까지의 수익률은 지난달 29일 한 차례 정정됐고, 이후 수익률은 재차 점검한다는 이유로 갱신되지 않고 있다.

고의로 수익률을 부풀렸다기보다는 은행·증권사들이 수익률 산정 기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벌어진 일이지만 소비자에게 제도가 불안정하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급기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5일 금융개혁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공시 오류를 사과해야 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번 공시 오류에 따른 대책으로 수익률을 점검하는 제3의 기관을 선정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출시 이후 신규 가입자가 감소하는 것은 모든 금융상품에서 일어나는 당연한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아직은 수익률을 따지기에 이른 만큼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연간 금융소득 2천만원 이하인 근로·사업 소득자와 농어민 등으로 제한된 가입자격 완화와 추가 세제혜택 도입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출시 이후 시간이 갈수록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운용을 잘해 수익률이 잘 나오면 가입자 증가의 유인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ISA를 건전하게 발전시켜 더 많은 국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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