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행성 '베누' 탐사선 '오시리스-렉스' (사진=AFP/연합뉴스)
인간들이 증오의 전쟁과 테러, 탐욕에 빠져 있을 때 소행성 하나가 천문학자들도 모르게 지구에 접근하다 간신히 충돌을 면하고 살짝 비껴갔습니다.
지난달 28일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5분의 1에 불과한 8만 km까지 지구에 접근했던 이 소행성은 크기가 수십m 정도여서 지구 전체를 파괴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6천600만 년 전과 같이 공룡 멸종을 불러올 정도는 아니더라도 지구적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 지구 근접 천체들의 지구충돌 가능성이 인류의 걱정을 사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이를 막을 방법에 대한 지구 과학자들의 탐구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내일 오후(현지시간, 한국시간 9일 오전) 쏘아 올리는 소행성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는 소행성의 궤도를 예측해 지구와 충돌을 피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는 한편 소행성에서 채집한 먼지와 작은 자갈 등으로부터 지구 생명의 기원을 찾기 위한 것입니다.
지구 생명의 기원은 무엇이며 그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이냐 하는 지구 생명의 시작과 끝에 대한 답을 모색하는 여정입니다.
NASA의 계획에 따르면, 오시리스-렉스는 발사 후 2년 동안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소행성 중 하나인 '베누'를 좇아가 따라잡습니다.
이후 1년 동안 상공에서 베누를 조사하다 샘플 채취 위치를 정해 2020년 7월 베누 표면에 내려가 먼지와 작은 자갈 같은 샘플을 채취합니다.
오시리스-렉스는 2021년 지구 귀환 길에 올라, 2023년 9월 지구를 스쳐 지나가면서 베누의 샘플이 든 캡슐을 미국의 유타 사막에 낙하산을 달아 떨어뜨리는 것으로 임무를 다 합니다.
팽이 모양의 베누는 지름이 500m로 미국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비견됩니다.
오시리스-렉스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기입니다.
오시리스-렉스가 베누의 샘플을 채취하는 방법은 '스카이콩콩'식입니다.
중력이 거의 없는 베누에 오시리스를 안정적으로 착륙시켜 샘플을 채취토록 하는 게 어렵기때문에 공개경연을 통해 한 기술자가 제안한 이 방법이 채택됐습니다.
오시리스-렉스는 초당 10cm의 느린 속도로 베누 표면 위를 콩콩 옮겨 다니면서 지표면에 접촉하는 5초간 차량 공기여과기를 닮은 채취기로 질소를 강하게 분사시켜 떠오르는 먼지와 작은 광물 조각들을 병에 담게됩니다.
NASA는 3차례 시도를 통해 최대 4.4파운드(약 2kg), 최소 2온스(약 57g)의 샘플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태양계에 존재하는 소행성만 해도 50만 개가 넘지만, 샘플을 갖고 귀환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한 거리, 크기, 화학성분 등의 기준에 따라 베누가 선정됐습니다.
1999년 발견된 베누는 지금까지 관찰 결과 태양계 생성 초창기인 45억 년 전 만들어져 태양계를 만들고 남은 '반죽 덩어리'로 여겨집니다.
그만큼 지구 생명과 물의 기원을 밝혀줄 비밀을 안고 있을 수 있다는 게 과학자들의 기대입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6년마다 지구를 스쳐 지나가는 베누는 오는 2035년 지구의 달 궤도를 통과할 정도로 지구에 가깝게 접근하기 때문에 지구의 인력 영향으로 인해 향후 궤적을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성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베누가 다음 세기 후반인 2175년과 2196년 사이에 지구와 충돌할 확률을 2천700분의 1로 보고 있습니다.
NASA는 오시리스-렉스의 임무를 설명하면서 베누에 대해 "22세기 후반 지구에 충돌할 확률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가장 잠재적 위험이 큰 소행성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오시리스-렉스는 샘플 채취 외에 '야르코프스키 효과'를 측정하고 관련 자료를 지구에 보내 지상의 과학자들이 앞으로 소행성들의 행로를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주요 임무로 하고 있습니다.
소행성은 태양 빛을 받아 이를 열로 방사하는 과정에서 속도가 변하고 이것이 소행성 방향에 영향을 미쳐 결국은 소행성 궤적이 과학자들의 계산과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를 '야르코프스키 효과'라고 부릅니다.
지구에서 망원경으로 관찰해선 이 효과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없습니다.
베누의 구성성분, 모양, 표면 특징 등에 관한 자료로 야르코프스키 효과를 더 정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시리시-렉스는 소행성 탐사의 여러 목적을 나타내는 영어 단어들의 머리글자를 따서 조합한 약자이지만, 고대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저승세계의 신으로 부활과 재생의 의미도 갖는 오시리스 신을 연상시킵니다.
NASA측은 '지표 탐사'의 약자인 `렉스' 역시 소행성 충돌로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티라노사우루스렉스 등 공룡을 연상시키고 싶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2003년 발사된 일본의 소행성탐사선 '하야부사'가 이토카와 표면의 먼지를 소량 채취해 2005년 귀환했으며, 이후 2014년 발사된 `하야부사 2'가 같은 소행성에서 내부 암석을 채취해 2020년 돌아올 예정이어서 NASA의 탐사 결과와 함께 소행성 연구에 큰 진전이 예상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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