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봉 봉고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서아프리카 가봉에서 알리 봉고 대통령 재선이 확정 발표된 뒤 부정선거 논란 속에 시위대와 군경의 유혈충돌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수도 리브르빌에 있는 국회의사당에 불을 질렀고 가봉 당국은 대선 발표 당일부터 이틀에 걸쳐 시위대 등 1천100명 이상을 체포했습니다.
외신들에 따르면 가봉 내무장관이 어제 오후 대선 투표 결과를 인용해 봉고 대통령의 승리를 발표하자, 경쟁 후보였던 장 핑을 지지해 온 수천 명이 수도 리브르빌 등 주요 도시의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를 벌였습니다.
내무장관은 봉고 대통령이 대선에서 득표율 49.80%를 기록하며 득표율 48.23%를 얻은 핑 후보를 5천594표 차로 이겼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핑 후보 측과 지지자들은 "부정선거"라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특히 가봉 전체 9개 주의 투표율은 59.46%에 머물렀지만 봉고 대통령 가문의 고향인 오트오그웨 주 투표율이 99.93%로 나타나면서 부정 의혹을 더 키웠습니다.
오트오그웨 주에서 봉고 대통령의 득표율은 99.5%로 집계됐습니다.
핑 후보 지지자들 일부는 어제 의사당에 난입해 기물을 부쉈고 이후 의사당은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가봉 선관위 사무실도 습격을 받았으며 거리 곳곳에서는 건물과 자동차 방화로 검은 연기가 치솟았습니다.
가봉 군인과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섬광 수류탄을 발사하며 해산을 시도하는 동시에 대대적인 체포작전을 펼쳤습니다.
한편 유엔과 미국, 프랑스 등 국제사회는 폭력 사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가봉의 모든 정치 지도자들에게 서로의 이견을 평화적으로 표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반 총장은 대변인을 통한 성명에서 가봉 정부에 "정치적 구금자들을 바로 조건 없이 석방하라"고 촉구했으며 인터넷·SNS, 독립방송 등 단절된 통신도 즉각 복구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도 성명을 내고 양측이 그들의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호소하라고 당부하면서 가봉의 보안군에도 자제력을 발휘해달라고 밝혔습니다.
봉고는 42년간 장기집권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통령에 오른 2009년부터 지금까지 가봉을 통치해 왔습니다.
대선 결과 발표를 앞두고 봉고 대통령과 중국계 이민자 출신의 핑 후보는 서로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면서 양측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가봉에서는 2009년 봉고 대통령이 승리한 대선 직후에도 부정선거 시비 끝에 시위대와 군경이 격렬한 충돌을 빚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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