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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대형마트 품은 전통시장 '이색 동거'…"장사 더 잘 돼요"

<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기로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상극의 관계잖아요. 실제로 다투는 것도 있고 했었는데, 한 전통시장에서 자기 건물에 대형마트를 직접 불렀답니다. 같이 장사하자고. 이례적인 일이네요.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싶은데, 이렇게 하는 게 장사가 더 잘 될 것 같아서 그랬다고요?

<기자>

당연히 그렇죠. 충남 당진에 있는 시장인데, 1년 전에 2층으로 건물을 새로 올렸어요. 짓고 나서 보니까 손님이 생각만큼 안 오더란 말이죠.

2층은 좀 비어있는 상태이고, 상인들이 어떡할까 고민을 하다가 먼저 대형마트에 연락을 했습니다. "같이 장사를 한 번 해보자." 이렇게 연락을 해서 흥미로운 동거가 시작이 됐는데, 보시는 것처럼 1층에서는 꽃게, 새우 이런 거 파는 어시장이 자리를 잡고 있어요.

손님들이 여길 오면 당연히 1층부터 들러서 저런 것 구경하게 되겠죠. 그리고 이걸 지나서 2층에 올라가면 아까 말씀드렸던 원래는 비었던 공간에 대형마트가 들어오게 된 겁니다.

당진 전체 인구 중에 3, 40대 젊은 층이 3분의 1이나 되는데, 이 동네에 똘똘한 대형마트가 없어서 1시간 떨어진 옆 도시까지 가는 그런 경우들도 있었다고 그래요.

그런데 이렇게 하면 젊은 사람들이 주로 마트오면서 시장도 볼 수 있는 거잖아요. 서로 이득을 볼 수 있는 거죠. 얘기를 한 번 들어보시죠.

[이이자/시장 상인 : 1명 올 거 10명 오면 그게 낫잖아요. 또 서로 먹고살아야지 나 혼자 먹고살면 안 되거든.]

그런데 "서로 싸우지 않겠냐, 겹치지 않겠냐." 생각하실 텐데, 대형마트에서는 대신 1층 시장에서 파는 생선, 채소, 과일 이런 신선 식품은 안 팝니다.

대신 1층에서 안 파는 휴지 같은 생활용품, 라면, 주스 이런 가공 용품 이런 것들만 팔고, 또 마트에서 돈 들여서 지금 보시는 것처럼 아이들 놀이방 만들어 놓고요, 전단지도 한 면은 시장, 한 면은 마트 이렇게 해서 저렇게 찍어서 돌리니까 저걸 보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서영희 : 아무래도 시장이 마트의 영향이 생기면 더 개선이 되고 서로 윈윈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지금보다는 좀 더 깨끗해진다든가 주차공간이나 이런 게 좀 더 활성화되고….]

시장 상인들도 같이하면 좀 더 잘 될 거다,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강병석/당진어시장 상인회장 : 우리 시장이 이렇게 좋게 바뀌었으니 많이 좀 찾아주세요.]

툭하면 서로 싸운다, 이런 이야기만 전해드렸었는데, 이런 상생 모델을 생각해낸 거 참 괜찮은 것 같고요, 여러 곳에서 이렇게 서로 잘 먹고 잘 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보기도 참 좋네요. 어쨌든 경제가 이렇게 활성화되면 참 좋겠는데, 요즘 어려워서 씀씀이 줄이시는 분들 정말 많거든요. 그런데 이런 와중에도 잘 팔리는 물건은 늘 있다면서요?

<기자>

있는데, 이게 좋은 게 잘 팔리면 좋은데 요새 잘 팔리는 것 집계를 해보면 술, 담배, 복권 이런 것들이 지금 평소보다 잘 팔리고 있어요.

특히 술 같은 경우에 작년에 정부가 술값에서 뗀 세금, 주세가 사상 처음으로 3조 원이 넘어가서 그만큼 소비가 늘어난 거죠.

복권 같은 경우에 로또가 대표적인데, 저희가 어제(31일) 찾아간 건데, 올해 판매액이 사상 또 최고치가 되지 않을까,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올해 상반기만 해도 작년보다 거의 7% 가까이 더 많이 팔려 나간 상태인데, 이대로 가면 거의 한 4조 원에서 로또 처음 나왔을 때 워낙 잘 팔렸잖아요. 그 이후에 최대가 될 거로 예상이 돼요. 왜 사는지 한 번 얘기를 들어보시죠.

[김재훈 : 대박을 꿈꾸는 심리도 있기도 하고 아무래도 사회 전반적으로 많이 어렵잖아요. 그것 때문에 여기에 더 의지하지 않는가…]

담배도 작년에 세금 올린 다음에 조금 덜 피우는 것 같더니, 역시 올해 들어서 10% 이상 다시 늘고 있어요. 이유를 들어보시죠.

[주원/현대경제연구원 실장 : 취업문제라든가 전반적인 사업도 잘 안 되고 이러다 보니 건전하고 생산적인 소비보다는 의존할 수 있는 복권 그리고 술, 담배 이런 쪽에 건전하지 못한 소비 그런 게 확산 되는 걸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은 술, 담배, 복권 그만 좀 하시라고 말리는 게 맞는데, 현실을 보면 그거라도 해야지 할 때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런데 내년엔 좀 좋아져서 술, 담배 소비가 좀 줄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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