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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세계 최악"…문 닫은 가자지구 동물원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어 황량하기만 합니다.

우리는 텅텅 비었습니다.

그나마 남아 있는 동물도 굶주리고 병들었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쪽에 하나뿐인 동물원입니다.

2007년 문을 연 이 동물원은 전쟁과 억압에 짓눌린 가자지구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준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3차례에 걸친 이스라엘과 유혈 분쟁은 동물원의 운명을 바꿔놨습니다.

폐허가 된 가자지구에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동물원의 수입도 급감했습니다.

제때 먹지 못한 동물이 하나둘 죽으면서, 90마리가 넘던 동물원 가족은 이제 16마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죽은 동물을 박제로 만들어 전시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모함마드 에웨다/동물원 소유주 : 2년 전 전쟁은 동물원에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많은 동물이 죽고 몇 마리만 남았죠. 더 이상은 동물을 돌볼 능력이 없어요.]

세계에서 최악의 동물원이란 오명에 시달리자 결국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살아남은 동물은 동물구호단체의 힘을 빌렸습니다.

가자지구의 하나뿐인 호랑이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나머지 동물들은 인근의 요르단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아미르 칼릴/동물구호단체 '포포우' : 아이들에게 이런 공포스러운 상황을 보여줄 수는 없습니다. 저희가 오지 않았으면 남은 동물도 다 죽었을 겁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동물들은 떠났습니다.

같은 꿈을 꾸는 가자지구 주민들은 여전히 이스라엘이 둘러친 장벽에 갇혀 지냅니다.

주민의 절반이 구호물자에 연명하는 가자지구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감옥으로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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