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거둔 메달은 선수들이 흘린 땀과 피의 결실인 만큼 그 무엇보다 소중하게 간직하고 다룰 것 같은데요, 역대 올림픽을 돌아보면 메달을 분실하는 사례가 생각보다 많이 있었습니다.
최희진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조정 남자 쿼드러플스컬 이탈리아가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여러분께 올림픽 조정 경기의 승리를 전합니다. 우리는 마지막까지 믿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남자 조정 4인조 전에서 이탈리아팀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시상식을 마치고 4명의 이탈리아 선수들은 관례에 따라 강물에 뛰어드는 세러머니를 펼쳤는데요, 이때 서로 부여잡고 헤엄치던 도중 다비드 티자노 선수가 그만 손에 쥐고 있던 금메달을 놓쳐버려 금메달은 한강 바닥으로 가라앉았습니다.
그래서 미사리 경기장에 있던 5명의 잠수대원들이 투입돼 물속을 샅샅이 뒤졌는데요, 수심이 3.4미터나 되는데다 물이 탁하고 밑바닥이 갯벌이어서 2시간이 넘도록 이어진 수색은 허탕으로 끝났습니다.
결국, 다음 날 한 잠수대원이 천만다행으로 선착장 부근에 묻혀 있던 금메달을 손으로 건져냈는데요, 티자노는 4년 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때의 기억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며 메달이 손에서 빠져나가던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리고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동료의 금메달을 빌려야 했던 일화도 소개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는 남자 조정 8인승 종목에서 은메달을 딴 네덜란드팀의 디데릭 사이먼 선수가 수상 이후 택시를 타고 파티 장소로 갔다가 주머니에 있던 메달이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분실 신고를 하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며칠 뒤 택시 운전사가 차 안에서 메달을 찾았다며 경찰서에 돌려줬는데요, 하마터면 고국에서 이뤄진 여왕과의 기념사진 촬영에서 메달을 목에 걸지 못할 뻔했습니다.
반대로, 끝내 메달을 못 찾아서 할 수 없이 복제품을 받은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올림픽위원회 IOC가 스위스 로잔에 있는 올림픽 박물관에다가 그동안의 올림픽에서 쓰인 메달들의 원형 틀을 보관 있기 때문에 복제품 제작이 가능한 건데요, 다만, 이렇게 복제된 메달에는 하단에 복제품, "레플리카" 라고 작은 글씨로 표기돼 있습니다.
또, 공짜가 아니어서 디자인과 무게, 두께에 따라 개당 우리 돈 60만 원에서 140만 원 정도의 제작비를 내야하고, 통상 몇 개월이 소요됩니다.
아테네 올림픽 때 쿠바 야구 대표팀의 유격수로 금메달을 땄던 알렉세이 라미레스가 메이저리그 입단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이후 메달을 도난당하는 바람에 복제 메달을 요청해 받았던 적이 있었고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수구 종목에서 미국 대표팀의 골키퍼로 활약하며 은메달을 획득한 메릴 모지스는 부모님 집에 강도가 들어 메달을 훔쳐가는 바람에 새 복제 메달을 발급받았는데요, 어린이 수영 교실을 운영하는 그는 메달이 새로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기간 동안 인터넷에서 75달러짜리 복제 메달을 구입해다가 학원에 전시했다고 합니다.
이런 복제품 제도가 도입되기 전 먼 옛날인 1932년에는 LA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따낸 캐나다의 던컨 맥노튼 선수가 메달을 잃어버린 적이 있었는데요, 그에게 복제 메달을 만들어 선물한 건 절친한 친구이자 경쟁자로 당시 은메달을 땄던 미국의 로버트 반 오스델이란 선수였습니다.
오스델 선수가 치과 의사였기 때문에 자신의 은메달을 본떠 형틀을 만든 뒤 금을 넣어 전달했다고 하네요.
▶ [리우 취재파일⑩] 앗! 내 메달이 어디 갔지?…메달 분실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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