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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시기 늦췄더니 더 많이 받네'…연기연금 신청자 급증

연금 타는 시기 최대 5년 늦추면 年 7.2% 이자 가산

울산에 사는 김모(65세)씨는 국민연금제도가 도입된 1988년 1월부터 가입해 매달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고 60세가 되던 2010년 5월부터 월 90만7천400원의 노령연금을 타기로 돼 있었습니다.

그러던 김씨는 연금수급 시기를 뒤로 늦추면 훨씬 더 많은 노령연금을 탈 수 있다는 국민연금공단의 조언을 듣고 5년간 연금 받는 시기를 연기했습니다.

그 덕분에 김씨는 2015년 4월부터 애초보다 44만4천220원이 많은 월 135만1천620원의 노령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김씨 사례처럼 이른바 연기연금제도를 활용해 조금 늦더라도 더 많은 국민연금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신청자들이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평균수명이 늘고 은퇴 후에도 재취업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22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연기연금 신청자는 2010년 1천75명, 2011년 2천34명 등에 불과했지만, 2012년 7천763명으로 껑충 뛰었고, 2014년 8천475명에 이어 2015년에는 1만4천464명으로 불어났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5월 현재까지 벌써 6천228명이 연기연금을 신청했습니다.

특히 2012년과 2015년에 연기연금 신청자가 갑자기 늘어난 것은 2012년에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연기연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그전까지는 일정 소득이 있을 때만 연기연금을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또 2015년 7월말부터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부분' 연기연금 제도가 도입돼 수급권자가 자신의 경제사정에 따라 연금수급 시기와 액수를 스스로 고를 수 있게 되는 등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전까지는 개인 사정에 따라 늦춰서 받고 싶으면 연금액의 일부가 아니라 전체 연금액의 수령 시기를 늦춰야 했습니다.

이처럼 연기연금 신청자가 증가하는 것은 국민연금이 아니어도 당장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을 만큼 소득이 있고 건강하면 조금 늦더라도 더 많은 연금을 받아 노후를 대비하려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연금선진국보다는 늦은 2007년 7월부터 연기연금제도를 시행했습니다.

수급권자가 연금 타는 시기를 최대 5년까지 늦추면 연기한 기간을 따져 연 7.2%(월 0.6%)씩의 이자를 가산해 노령연금액을 더 얹어서 주고 있습니다.

노령연금 수급권을 획득하고 최초 노령연금을 신청할 때나 연금을 받는 동안 희망하는 경우 1회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연기연금은 수령 기간에 따라 연금액에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개인의 건강과 소득 등을 고려해 신청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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