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은 스포츠의 경쟁장이지만, 택시업계의 경쟁 역시 그에 못지않다.
차량호출 서비스의 글로벌 강자인 우버와 브라질 최대 택시 업체 소속의 호출 서비스 '99'가 올림픽 성수기를 맞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IT 전문매체인 '리코드'가 14일 전했다.
개막식에만 7만5천 명 이상이 참석하는 등 오는 21일 폐막식까지 택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99 측은 수요가 평소보다 4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우버 측은 구체적 수치는 내놓지 않았지만, 35만∼50만 명의 관광객이 이 도시를 방문하는 점을 고려할 때 외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우버의 수요도 99에 못지않을 것이라고 리코드는 관측했다.
저가 전략으로 남미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우버는 올림픽에 대비해 약 5만 명의 신규 기사를 추가할 계획임을 지난 4월 발표한 바 있다.
또 우버는 공항이나, 올림픽 파크 등 인기 있는 장소에서의 우버 탑승방법, 같은 방향으로 가는 탑승객들이 쉽고 빠르게 택시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픽업 존' 등을 블로그에 게시했다.
이와 함께 i 패스와 제휴해 택시 내에서 와이파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글로벌 강자답게 언어 서비스가 강점이다.
'우버잉글리시'로 불리는 서비스를 이용하면 영어에 능통한 운전기사가 배치되고, 전 세계 70여 개 국가에서 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모국어 지원 서비스도 마련했다.
반면, 브라질에서 택시업계에서 독보적 지위를 점하고 있는 타이거 글로벌 퀄컴의 자회사 격인 99는 이달 1일부터 우버와 유사한 호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버보다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가격 경쟁력도 뒤지는 것이 99의 단점이다.
올림픽 기간 20% 할인 가격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 역시 우버에 비하면 15%가량 비싼 가격이라고 리코드는 전했다.
글로벌 기업인 우버가 들어올 경우 브라질 택시 업계는 망할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상파울루 택시 기사들이 항의 시위를 벌였던 이유다.
하지만 99는 우버보다 매우 우월한 강점이 있다.
99 택시는 버스 전용차선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교통 상황을 고려할 때 공항까지 3시간이 걸리는 택시와 1시간 반 만에 도착할 수 있는 택시의 차이는 대단히 크다.
또 99 역시 관광객들의 언어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구글과 제휴했다.
약 700명의 99 기사들은 구글로부터 받은 음성인식 팔목 밴드를 착용하고 있어 승객들의 모국어로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구글이 남미 마케팅을 위해 올림픽 기간 99 택시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브라질의 경제적 위기다.
올림픽은 곧 끝나고 관광객은 떠날 것이며, 택시 수요는 줄어들 것이다.
이 기간 택시 기사로 일했던 많은 이들은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 길거리를 헤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리코드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