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3만 원 할인해준다는데…" 전기요금 폭탄 그대로

<앵커>

최근 이어지는 폭염에 '전기요금 폭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부랴부랴 전기 요금을 깎아주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이 정부 방안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호건 기자가 왜 그런지 따져보겠습니다.

<기자>

어린아이들이 있는 주부 권미정 씨는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전기요금이 걱정되긴 하지만, 요즘 같은 때 도저히 에어컨을 안 틀 수 없기 때문입니다.

[권미정/주부 : 어느 정도 나올지 예상되잖아요. 그래서 겁나긴 하는데 아이들이 집에 있으니까 최대한 버텨보지만, 오전 중에 에어컨 틀게 되고요.]

이 가정이 하루 에어컨을 트는 시간은 8시간에서 12시간.

이 경우 한 달 전기 요금이 37만 8천6백 원에서 54만 원 정도였는데, 이번 정부 대책으로 각각 34만 1천8백 원, 50만 3천2백 원으로 줄게 됐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경우 모두 감면액이 3만 6천8백 원에 불과합니다.

전력 사용량에 따라 월 요금이 4천2백 원부터 4만 3천 원까지 싸지긴 했지만, 한시적 누진제 최고구간인 월 550kWh 넘게 전력을 사용하면 그때부터는 어차피 달라지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통상 매일 4시간 정도 에어컨을 켜면 월 사용량이 550kWh를 넘습니다.

정부가 50kWh를 경감해줘도 이 전력으론 에어컨을 하루 평균 1시간 정도 틀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유경수·고정민/시민 : 어차피 누진세는 많이 나오는데 3만 원 정도 할인해준다고 하면. 어차피 폭탄은 똑같이 맞는 거지만 '우리가 이만큼 해주겠다.' 약간 생색내는 것 같은 느낌?]

여전히 시민들 체감과는 거리가 먼 누진제 자체를 고치지 않는 한 요금 폭탄을 없애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