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에서 케냐 육상 코치가 음식을 공짜로 얻어먹으려다 얼떨결에 소변 검사까지 받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케냐올림픽위원회가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자국 단거리 육상팀의 존 안즈라 코치를 본국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안즈라 코치는 케냐의 육상 선수 대신 도핑 테스트용 소변을 채취해 제출하고 서류에 선수 서명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파문 확산을 우려한 키프 케이노 케냐올림픽위원회장은 좌시할 수 없다며 안즈라 코치의 행위를 비판했습니다.
리우올림픽에 앞서 도핑과 관련해 큰 홍역을 치른 케냐 선수단은 난처한 상황이 됐습니다.
케냐는 4년 전 런던올림픽 이후 약 40명의 육상 선수들이 도핑 테스트에 적발됐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다수의 케냐 고위 관계자들이 도핑 관련 부패 혐의로 자격이 정지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한 선수를 대신해 안즈라 코치가 소변을 채취한 것이라면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즈라 코치의 행위가 도핑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케냐육상연맹 관계자는 안즈라 코치가 선수촌의 음식을 공짜로 얻어먹기 위해 선수의 신분증을 빌렸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도핑 검사관이 밥을 먹으러 선수촌 내부로 들어가는 안즈라 코치를 보고 도핑 테스트를 위해 줄을 섰다고 착각했다"며 "코치는 선수 신분증을 빌렸다는 사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결국 도핑 테스트까지 받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