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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3세 유도선수 안창림의 안타까운 패배

한국 국적을 지키며 재일교포 유도 선수로 첫 올림픽 금메달을 꿈꿨던 안창림(22)이 첫 도전이 안타깝게 실패로 일단락됐다.

남자 유도 73㎏급 세계랭킹 1위인 안창림은 9일(한국시간) 새벽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16강 경기에서 벨기에 대표 디르크 판 티첼트(랭킹 18위)에게 절반 패를 당했다.

대학교 때까지 일본에서 성장하고 유도를 연마하면서도 한국 국적을 지켜온 안창림의 올림픽 첫 도전은 이로써 일단 좌절됐다.

일본 교토(京都)시 출신으로 가나가와(神奈川)현 도인가쿠엔(桐蔭學園) 고교를 거쳐 쓰쿠바(筑波)대학에 진학한 안창림은 2013년 가을 전일본학생유도 체중별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유도의 본고장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키며 정상에 오른 그는 일본 국적을 취득할 것을 권고받았으나 거부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안창림의 아버지 안태범 씨는 "자신의 대(代)에 한국 국적은 내던지면 안 된다는 강한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 남순현 씨는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을 때 기미가요(君が代, 일본 국가)와 일장기는 역시 위화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쓰쿠바대 마스치 가쓰유키 감독은 당시 안창림의 모습에 대해 "정말 되돌아올 수 없는 결의를 느꼈다"고 회고할 정도다.

2014년 한국으로 건너간 안창림은 용인대에 편입해 다시 도복을 입고 구슬땀을 흘렸다.

그는 2014년 3월 한국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3위를 차지해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고 같은 해 6월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서 우승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2회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안창림은 이에 굴하지 않고 훈련을 반복했다.

악착같은 노력에 그는 작년 8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땄고 11월 제주 그랑프리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금메달 유망주로 꼽혔다.

안창림은 "나는 일본에서 왔다. 올림픽 금메달 따기 위해서 (일본의 귀화 요청도 뿌리치고) 한국에 왔다"고 포부를 밝히고 올림픽 무대에서 혼신의 힘을 다했으나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안창림이 탈락한 덕분에 그의 라이벌이던 오노 쇼헤이(大野將平)가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재일교포 출신 유도인으로서 첫 금메달은 일단 좌절됐으나 안창림이 재도전해 2020년 도쿄올림픽 무대에 다시 애국가가 울려 퍼지게 할지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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