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자양궁 대표팀을 이끄는 한국인 지도자 김청태(36) 감독은 8일(한국시간) 한국에 패배한 뒤 일본의 실력 열세를 인정했다.
일본 대표팀은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양궁 단체전 8강에서 한국에 세트 점수 1-5로 패했다.
일본은 1세트 54-54 동점으로 올림픽 단체전 8연패를 노리는 한국의 아성을 위협하는 듯했으나 2~3세트에서 기량 차이를 드러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김 감독은 한국을 처음 상대한 소감을 묻자 "역시 생각한 만큼 쉽지 않더라"고 말했다.
"우리(일본) 선수들이 연습 때와 같은 기록과 컨디션으로 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는 소회도 밝혔다.
일본은 1세트를 54-53으로 잡아내는 듯 보였다.
하지만 2세트로 접어들기 전 최미선이 처음 쏘았던 9점이 10점으로 정정되면서 무승부가 됐다.
김 감독은 "망원경으로 봤을 때 화살이 10점 선을 터치한 것으로 보였다"며 "아쉽게 무승부가 되긴 했지만 '선수들에게 신경 쓰지 말고 우리 것을 하자'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실력으로 세계 최강인 한국을 상대로 승산이 없다고 봤다.
어느 정도 운이 따라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연습 장소에서는 바람이 세게 불어서 시합장에서도 이 정도로 계속 불면 조금 운이 있지 않겠나 생각했는데, 그렇게 되지는 않더라"며 웃었다.
김 감독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남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다.
2009년 일본으로 건너가 긴키대와 미키하우스 양궁팀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어왔다.
지난 6월 하순에 일본 여자양궁 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다.
일본에 한국은 여전히 넘어서기 어려운 벽이다.
김 감독은 한국이 앞으로도 세계 무대에서 최정상을 이어가길 바랐다.
그는 "한국 양궁이 강하므로 우리 같은 지도자가 있다"며 "한국 성적이 안 좋으면 누가 한국인을 코치로 쓰겠느냐. 계속 성과를 낸 덕에 한국인 지도자들이 외국에서 어깨를 펴고 활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한국전에서 후회되는 것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연습 때와 비슷한 결과가 나와서 큰 후회는 없다"며 "한 번 정도는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해서 57, 58점이 나왔으면 했다. 한국 선수와 비슷하게 가면 승산이 있을 거라고 봤는데, 역시 쉽지 않더라"고 고백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