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세계선수권 도마 금메달리스트 홍은정(가운데). 왼쪽은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5관왕에 도전하는 미국의 시몬 바일스.
미국 기계체조 역사상 최고의 여자선수로 평가받는 시몬 바일스(19)가 올림픽 5관왕 도전에 나선다.
바일스는 8일 오전 5시 30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리는 2016 리우 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 및 개인종합 예선 4조 경기에 출전한다.
바일스의 올림픽 첫 출격이다.
바일스는 4년 전 런던에서 불과 3개월 차이로 나이제한에 걸려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러나 바일스는 최근 4년 동안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재능 있는 기계체조 선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그는 지난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팀 동료인 가브리엘 더글러스를 무려 1.083점 차로 제치고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바일스는 여자 기계체조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3연패를 달성했다.
그가 지난해까지 3년간 세계선수권에서 수집한 메달만 해도 금메달 10개를 포함해 총 14개에 이른다.
더글러스가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따고도 큰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바일스는 지난해 글로벌 스포츠용품 기업 나이키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허쉬, 프록터 & 갬블, 켈로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코카콜라, GK 엘리트 스포츠웨어 등 거대 기업들이 바일스와 손을 잡았다.
그의 상품성이 그만큼 뛰어나기 때문이다.
바일스는 현재 세계선수권 개인종합에서 유일하게 60점대 점수를 받는 선수다.
여자 기계체조 개인종합은 마루, 이단평행봉, 평균대, 도마 등으로 구성되는데, 바일스는 이 4개 종목 모두 난도가 가장 높은 6점대 연기를 펼친다.
여자 기계체조 선수 중에서 4종목 모두 난도 6점대인 선수는 바일스가 유일하다.
미국이 그에게 여자 기계체조 사상 최초로 올림픽 5관왕(단체전·개인종합·도마·평균대·마루)을 기대하는 것도 그래서다.
외신들은 '바일스를 넘을 선수는 오직 바일스뿐'이라며 그녀의 5관왕 등극을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바일스가 가장 빛나는 종목은 마루다.
그는 키 145㎝로 작지만, 보디빌더 못지않은 우락부락한 근육과 흑인 선수 특유의 파워 넘치는 점프를 한다.
공중에서 2바퀴를 돌고 나서 반 바퀴를 비트는 기술은 독보적이다.
물론 바일스에게도 약점은 있다.
바일스는 가장 취약한 종목이 도마다.
최근 3년간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10개를 따낸 바일스지만 유독 도마에서만은 2개의 은메달과 1개의 동메달에 그쳤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도마 금메달리스트이자 2014년 세계선수권 도마 챔피언인 북한의 홍은정(27)은 바일스의 5관왕 등극을 저지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홍은정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는 도마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대회에서는 러시아의 마리아 파세카가 금메달을 차지했고, 홍은정에 이어 바일스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파세카는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제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국, 도마 종목은 홍은정과 바일스의 2파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홍은정은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확실한 금메달을 따기 위해 유리첸코(땅을 먼저 짚고 구름판을 굴러 뒤로 회전하는 기술)를 세 바퀴 비트는 신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지금까지 누구도 선보인 적 없는 독창적인 기술이다.
홍은정이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이 기술을 사용해 성공한다면 바일스를 쉽게 넘어설 수 있다.
바일스의 기술(난도 6.4점)보다 반 바퀴를 더 비트는 이 기술은 난도만 해도 6.8점에 달한다.
최정열 한국 여자 기계체조 대표팀 코치는 "홍은정이 훈련 때 신기술을 여러 차례 연습하는 모습을 봤다"며 "발목이 안 좋아서 그런지 착지가 다소 불안정했지만, 기술 자체는 거의 완성한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