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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오카 막은 한국의 벽' 양효진 "준비한 게 통했죠"

양효진(27·현대건설)의 손을 높이 뻗어 일본 대표팀 주포 나가오카 미유(25)의 공격을 블로킹했다. 나가오카는 다시 한 번 양효진 앞에서 스파이크를 했다. 그러나 공은 또 일본 진영에 떨어졌다.

4세트 10-7로 앞서가던 한국은 양효진이 나가오카의 공격을 연거푸 저지하면서 12-7로 달아났다. 한국이 승리를 확신한 순간이었다.

한국은 6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여자배구 A조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역전승했다. 

양효진은 블로킹 4개를 포함해 21점을 올렸다. 이날 코트에 선 선수 중 김연경(28·터키 페네르바체) 다음으로 많은 점수였다. 김연경은 30득점했다.

일본 주포 나가오카는 19점에 그쳤다. 양효진이 나가오카를 제대로 봉쇄한 덕이었다.

경기 뒤 만난 양효진은 "준비한 게 통했다"고 했다. 그는 "영상을 보면서 나가오카를 꼭 막아야겠다고 다짐했는데 1세트에서는 계속 놓쳤다"며 "'정말 중요할 때 한 번만 잡자'라는 생각을 했는데 4세트에서 연속해서 나가오카 공격을 잡았다"고 기뻐했다. 일본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는 장면이었다.

10-7에서 나가오카는 대각 공격을 노렸다. 양효진은 "나가오카가 잘 때리는 방향이다. 그쪽을 정확히 막으려고 했다"고 떠올렸다. 양효진의 생각대로 됐다.

11-7에서 일본은 다시 한 번 나가오카에서 공을 올렸다. 배구에서 주포가 상대 블로커에 막혔을 때, 기를 세우려고 자주 쓰는 전략이다. 하지만 일본의 전략은 통하지 않았다.

양효진은 "다시 나가오카에게 공이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가오카가 두 번째 공격에서는 방향을 바꿀 것으로 봤다"고 했다. 실제로 나가오카는 직선 공격을 시도했고, 그 길목을 양효진이 제대로 막고 있었다.

양효진은 "첫 경기 일본이라는 부담스러운 상대에 승리해 정말 다행이다. 이제 (9일) 러시아전을 준비해야 한다"며 "일본전도 중요했지만 우리 목표는 메달 획득"이라고 했다.

한국 여자배구는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메달 획득을 노린다.

양효진은 한국 여자배구 '황금세대'의 한 축이다. 양효진이 쌓은 높고 단단한 벽에 일본이 무너졌다.

한국은 올림픽 메달을 향해 한 발 내디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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