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인 개혁 성향 잡지 옌황춘추(炎黃春秋)가 창간 25년 만에 편집자율권을 상실할 위기에 놓였다.
옌황춘추의 감독권을 가진 중국예술연구소는 14일 단행한 인사에서 이 잡지 편집 간부진을 대거 관변 인사로 교체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 등이 보도했다.
인터넷에 공개된 인사에 따르면 옌황춘추의 창간인인 두다오정(杜導正·91) 전 사장, 후야오방(胡耀邦) 전 공산당 총서기 아들인 후더화(胡德華) 부사장, 쉬칭취안(徐慶全) 총편집 계열의 간부들이 거의 다 면직됐다.
개혁 성향의 당 원로들로 구성된 고문단과 사내위원회도 조만간 폐지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에 대해 베이징 학계와 언론계 일각에서 옌황춘추에 사형이 집행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옌황춘추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당국이 관변 인사를 파견해 편집부를 장악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면서 변호사를 내세워 소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명은 옌황춘추가 창간이래 당의 노선을 충실히 추종해왔다면서 독자들과 각계 인사들에게 이번 사태를 주목해달라고 요청했다.
베이징의 칼럼니스트 가오위(高瑜)는 "당 중앙선전부와 당사문헌 당국은 옌황춘추를 '역사 허무주의'의 보루로 간주해왔으나 당내 민주파와 자유파 지식인들은 이 잡지를 자신들 진영에 속한 우군으로 여겨왔다"고 말했다.
자오쯔양(趙紫陽) 전 공산당 총서기의 비서를 지낸 바오퉁(鮑동<丹+터럭삼변>·83)은 "옌황춘추가 6·4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역사의 진실을 면면히 기록해왔다"고 평가했다.
개혁 성향의 공산당 원로들이 1991년 창간한 옌황춘추는 작년 9월 중국예술연구원의 감독을 받는 관영 매체로 전환됐으며 이후 당국의 감시가 강화됐다.
앞서 중국 법원은 지난달 명예 훼손 혐의로 제소된 훙전콰이(洪振快) 옌황춘추 전 편집장에 대해 유죄를 선고해 정치적 판결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 옌황춘추는 당국의 언론 정책을 비판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하고 문화대혁명에 대한 학술연구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 당국에 미운털이 박혔다.
(연합뉴스/사진=VOA사진 캡처/연합뉴스)
中개혁성향 잡지 '옌황춘추' 간부진 교체…편집자유 상실 위기
대거 관변인사로 채워져…"사실상 사형집행"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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