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비자금' 강현구 대표, 그룹 계열사 사장 첫 영장

롯데홈쇼핑 재승인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오늘(14일) 강현구 대표이사 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적용된 혐의는 방송법 위반,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증거인멸 교사 등입니다.

검찰이 지난달 10일 롯데그룹 수사에 착수한 이래 그룹 계열사 사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검찰에 따르면 강 사장은 지난해 미래부의 롯데홈쇼핑 재승인 심사 때 일부 허위사실이 기재된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재승인 허가를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임직원 급여를 과다 지급한 뒤 일부를 되돌려받거나 회삿돈으로 상품권을 사들인 뒤 이를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 등으로 9억여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도 있습니다.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80억여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지난달 10일 롯데홈쇼핑 압수수색 전후로 수사 단서가 될 수 있는 주요 자료를 파기하는 등 증거인멸을 주도한 혐의도 영장 범죄사실에 적시됐습니다.

검찰은 강 사장의 신병을 확보한 뒤 비자금 용처 규명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벌일 방침입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재승인 심사를 담당한 미래부 직원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해 수사해왔습니다.

국장급 간부 A씨, 사무관 B씨 등이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민간 심사위원이나 관련 상임위 국회의원 등에게 금품을 뿌렸다는 얘기도 흘러나옵니다.

검찰은 강 사장을 비롯한 핵심 임직원들이 차명 휴대전화인 이른바 '대포폰'을 사용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재승인 심사 즈음에 총 9대의 대포폰이 사용됐고 이 가운데 3대를 강 사장이 썼다는 겁니다.

검찰은 대포폰 사용이 금품 로비와도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강 사장의 구속 여부는 다음 주 초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