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강초등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한 고 이성종 씨의 가족 (사진=연합뉴스)
지난 13일 충북 단양군 대강초등학교에 한 가족이 찾아와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1천만 원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10일 일흔다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이 학교 졸업생 이성종 씨의 부인과 세 아들은 유품을 정리하다 이 씨의 유언이 담긴 편지를 발견하고 장례를 마치자마자 곧장 학교로 달려온 것입니다.
이 씨는 2013년 가족 앞으로 쓴 편지에서 "먹고 살기조차 힘들었는데 학교에서 '살림에 보태'라며 사 준 염소 한 마리가 큰 도움이 됐다"며 "은혜를 꼭 갚으라"는 당부를 남겼습니다.
한국전쟁 때 불발탄이 터지는 바람에 다리를 심하게 다친 이 씨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4남매를 포함한 여섯 식구의 생계를 꾸려가는 게 여간 어렵지 않았습니다.
농사도 짓고 도장을 파는 인장업(印章業)도 해봤지만, 살림살이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대강초등학교에 다니던 이 씨 아들 삼형제는 얼굴에 버짐이 피는 등 영양실조 증세를 보였고,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학교 관계자들은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새끼 염소 한 마리를 사줬던 것입니다.
이 씨 가족은 정성껏 염소를 길러 번식시켰고, 이때부터 살림살이가 조금씩 피기 시작해 얼마 뒤에는 먹고 사는 데 큰 걱정이 없을 정도가 됐습니다.
학교 쪽은 이 씨 가족이 장학금 기탁을 위해 찾아온 뒤에야 비로소 이런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대강초등학교는 이 씨 가족이 맡긴 1천만 원으로 해마다 학생 5명을 선발해 20만 원씩 10년에 걸쳐 장학금을 주기로 했습니다.
큰아들 규상(54) 씨는 "학교에서 염소를 받았을 때는 어려서 상황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살림에 큰 힘이 된 것으로 안다"며 "아버님 편지를 읽고 난 뒤 모든 가족이 소중한 뜻을 따르기로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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