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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여성 소통창구 된 페이스북 '기혼녀 고백'

현실에서는 규제와 제약이 많은 이슬람 여성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속내를 털어놓고 울분을 분출하는 페이스북 포럼이 이집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집트에서 친구로부터 초대를 받아야만 회원이 되는 페이스북 포럼인 '기혼녀의 고백'(Confessions of a Married woman)에 모두 4만5천 명이 가입해 오프라인에서 금기시하는 성과 관련된 질문을 하거나 일상에서 직면하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 포럼은 자이나브 알 아시리가 2년 전 창립해 첫해 3천 명이던 회원이 회원들끼리 친구를 초대해 가입시키면서 회원 수가 급증했다.

이 포럼은 회원의 신분을 철저히 보호하기 때문에 회원들이 털어놓은 '고백' 내용을 확인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이 덕분에 친구끼리라도 실제로 대면해서는 말하기가 민망한 주제의 이야기도 질문으로 자주 올라온다.

예컨대 한 젊은 여성이 '남성용 최음제'를 추천해달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아루굴라 채소'에서부터 초콜릿까지 다양한 답변이 달렸다.

심지어 '칼로리 제로인 섹시한 란제리가 최고'라는 재치있는 정답이 나오기도 했다.

현실에서는 여성의 이혼을 좋게 보지 않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지만 이곳에서는 바람을 피운 남편과 헤어져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구동성으로 이혼을 지지하는 댓글이 수백 개씩 달려 있다.

이밖에 바람을 피우는 남편을 잡았던 방법, 삼각관계에 대한 고백, 억압적인 부친이나 남편과 끝장 대결하는 방법 등을 비롯해 성추행과 가정폭력, 여성 할례 등 거의 모든 주제가 토론된다.

포럼의 인기 비결은 최근 이집트에서 일어난 정치적 사회적 변화에다 페이스북의 위력 덕분이라고 포럼을 창립한 아시리는 분석했다.

이집트에서는 2014년 소셜미디어가 주도한 캠페인 덕분에 성추행 범죄자를 처벌할 분위기가 형성됐다.

캠페인은 지난 5월 수에즈 시의 한 병원에서 여성 할례를 받던 17세 소녀가 사망한 사건에도 영향을 미쳐 해당 병원이 문을 닫고 사법 당국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집트는 여성 인권 수준이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낮은 불모지 중의 불모지로 거론된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15년 성평등 조사에서 이집트는 145개국 중 136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혼 절차법이나 성추행 처벌과 관련한 법률이 여성에 매우 불리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여성 6명 중 한 명은 폭력에 노출된다는 통계도 있다.

심지어 빈곤 지역에서는 페르시아만의 부유한 나라의 부자 남성에게로 딸들을 재물을 받고 시집보내는 일이 흔하다고 WSJ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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