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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 배상협의에 가속도 붙을 듯

가습기 살균제 피해 배상에 대한 제조·유통업체들과 피해자 간의 협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가 배상안의 큰 틀을 공개한데다 검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왔기 때문이다.

다만, 피해자들의 연령·건강상태·소득 수준 등 배상액을 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사례별로 모두 다른데다 상당수 피해자는 제조·유통업체가 내놓은 배상안의 큰 틀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견해차를 좁히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올해 초 꾸린 전담조직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 사태 피해자들과의 배상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마트는 2006년, 홈플러스는 2004년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해 각각 41명(사망 16명)과 28명(사망 12명)의 피해자를 냈다.

검찰 수사를 받아온 이들 업체는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피해 배상 논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는 피해자들과 협의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며 "수사가 마무리 단계인 만큼 앞으로 더 속도를 내고, 진정성 있게 피해자들과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 역시 "언제까지 마무리한다고 시한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가능한 빨리 합의점을 찾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제일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옥시레킷벤키저·RB코리아)가 배상안의 주요 내용을 공개하고 복수 브랜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에게도 배상금 전액을 먼저 지급하기로 한 것 또한 다른 업체들의 피해 배상안 마련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옥시는 최근 가습기 살균제 피해 배상에 대한 두 차례의 설명회를 열고 다음 달까지 세부사항을 수정해 배상안을 정하기로 했다.

기존 치료비와 향후 치료비·일실수입(다치거나 사망하지 않았을 경우 일을 해 벌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입) 등을 계산해 배상하고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와 가족위로금 명목으로 최고 3억5천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옥시가 내놓은 안이다.

옥시는 일실수입 등을 계산하기 어려운 영유아 사망자에 대해서는 일괄적으로 10억원을 배상하는 안을 함께 제시했다.

옥시 관계자는 "피해자의 상황을 좀 더 잘 반영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접촉해 의견을 들을 것"이라며 "다만, 배상안의 큰 틀은 갖춰졌기 때문에 이르면 다음 달 안에 배상안을 확정하고 올해 안에 배상을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관계자들은 각 업체와 피해자 상황이 모두 다른 만큼 옥시의 배상안이 '기준'이 될 수는 없다면서도 옥시의 사례를 충분히 참고해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해놓고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야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한 점, 9월 이후 국정감사가 예정된 점 또한 각 업체가 합의를 서두르는 이유로 꼽힌다.

다만, 상당수 피해자는 각 업체가 내놓은 배상액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어 합의에 적지 않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끝나가는 만큼 각사는 하루라도 빨리 피해자와 합의해 사태를 종결짓고자 할 것"이라며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배상안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체별로 배상액이 크게 차이나면 피해자와 합의가 어렵기 때문에 옥시의 배상안이 확정되면 비슷한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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