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계기로 글로벌 자금이 달러화와 엔화뿐만 아니라 인터넷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도 몰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가치 급락으로 갈 곳을 찾지 못한 자금의 일부가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자금유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아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는 중국경제의 불안을 반영한 측면도 있다고 이 신문은 풀이했다.
비트코인 정보사이트 운영업체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것은 브렉시트 지지파가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 24일 오전(한국 시각)이었다.
투표 당일인 23일에는 EU 잔류파가 이길 것으로는 전망으로 전날보다 20% 폭락한 553달러(약 64만 원)에 거래됐으나 탈퇴가 결정된 24일 오후에는 단숨에 22% 폭등해 675달러(약 78만 원)까지 상승했다.
비트코인에 사자가 몰린 것은 파운드화와 유로화에서 달러화나 일본 엔화로 미처 피하지 못한 투기자금의 일부가 몰릴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특히 중국 위안화가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외환거래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어 위안화로 달러나 엔화를 자유롭게 살 수 없다.
규제가 느슨한 비트코인이 투기자금의 피난처가 된 경우는 과거에도 자주 있었다.
시장에서는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위안화를 이용한 비트코인 매입이 증가해 왔다"면서 "이번 급등도 이들의 매입에서 비롯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 거래의 약 80%가 위안화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비트코인 시세는 2013년에도 크게 요동친 적이 있다.
키프로스의 재정위기로 정부가 예금인출을 제한하고 과세를 시작하자 부유층들이 다투어 비트코인 매입에 나서는 바람에 40달러 전후이던 비트코인 값이 2주 만에 2배가 넘는 90달러로 치솟았다.
비트코인 시세는 브렉시트 결정 후 한때 69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650달러 선으로 떨어지는 등 가격변동이 심하다.
비트코인 시세가 이처럼 요동치는 것은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약 1천400만 명이 거래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비해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100억 달러(약 11조6천억 원)에 불과하다.
세계의 하루 외환 거래액은 5조달러(약 5경 803조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막대한 파운드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연금기금 등이 파운드화 약세에 따른 손실을 피할 피난처로는 비트코인 시장은 규모가 너무 작다.
실제로 비트코인시장에 영국연금기금 자금 등은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장 규모가 작아 시세가 크게 변하는 측면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