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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 "한진해운도 지원 없다는 원칙 지킨다"

이동걸 산은 회장 "한진해운도 지원 없다는 원칙 지킨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약 1조 원 규모의 부족 자금에 대해 채권단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한진해운의 정상화 작업과 관련해 "지원이 없다는 원칙을 지킬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혁신 추진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한진해운의 상황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현대상선은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 없이 정상화될 단초를 보이고 있다"며 "한진해운도 많은 자구노력을 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나, 원칙은 지원이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우조선에 대해서는 해양플랜트의 인도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에 대비해 3가지 시나리오로 정상화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당분간은 추가지원 문제가 언급될 시기가 아니다"라며 "정상으로 분류된 여신 등급을 하향하는 것도 지금은 판단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발표한 혁신안과 관련해서는 "사즉생의 각오로 전면 쇄신해 새로 태어나겠다"며 "정책금융 역량과 효율성을 제고하고 신뢰받는 정책금융기관으로 거듭나겠다"며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그는 혁신위원회에 납득할 수 있고 비판적인 인물을 데려와 쓴소리를 많이 듣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 대우조선에 대해서는 추가 지원 가능성이 있는 건가.

▲ 답변이 어려운 부분이다.

대외에 알려지면 대우조선 수주활동에 큰 영향을 주므로 매우 신중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현재 구조조정의 방향은 국민 혈세를 아낀다는 것이다.

또 작년 대우조선에 4조3천억원 지원한 것의 한도가 아직 약 1조원 가량 남아 있다.

당분간은 추가지원 문제가 언급될 시기가 아니다.

대우조선에 대해서는 3가지의 정상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상태로 계획대로 이뤄지는 경우, 당장 7월에 기일이 돌아오는 소난골 드릴십 인수가 늦어질 경우, 이 외에 해양플랜트가 제 타이밍에 인도되지 못하는 경우 등 세 개의 시나리오다.

이에 상응하는 3조7천억, 5조3천억 등 자구계획과 정상화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 산은은 대우조선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하락 가능성 있나.

▲ 시중은행은 자체 판단으로 분류할 수 있으나 우리는 국가적으로 시장 상황,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 등을 생각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지금 금융지원과 구조조정의 이행을 통해 회사채와 금융기관 차입금을 연체 없이 상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건전성을 하향조정 할 상황인지 신중히 판단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상황을 보며 판단하되, 원칙에 맞지 않는 논리로 하지는 않겠다.

필요하다면 하향도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 원칙적으로 산은 직원의 출자회사 취업을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출자회사관리위원회 심사를 거치면 가능하다고 했다.

▲ 앞으로 산은이 가는 것은 투명함이 기본이 돼야 한다.

관리회사에 산은 출신이 가는 데에는 일장일단이 있을 수 있다.

외부 명망가가 가면 업무파악에 시간이 걸려서 비효율성이 생기고, 산은 출신이 가면 일은 바로 하겠으나 유착이나 현실안주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 부분은 출자회사관리위원회가 공정하게 하리라 본다.

절대 내부의 산은 출신만 고집 않고 대외 문호 개방한다는 차원이다.

공정성이 담보되는 인사를 하겠다.

-- 예외적으로 출자회사에 내부 인사가 갔는데, 대우조선의 CFO 처럼 부실을 또 못 잡아낼 수 있다.

▲ CFO를 보냈는데 왜 방만함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드릴 말씀이 없이 죄송하다는 말씀만 드리겠다.

최대한 어떤 형태의 단속을 통해서라도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 혁신위원회는 상시로 운영되나.

위원장이 또다른 낙하산일 수도 있지 않나.

▲ 혁신위를 일단은 상시기구는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진행 상황을 봐서 필요하면 연장하는 등으로 유연하게 가겠다.

외부 명망가에 대한 낙하산 염려는 안하셔도 된다.

쇄신하겠다고 하는데, 사회가 인정하지 않는 사람으로 되겠는가.

납득할 수 있는 분을 데려와서 쓴소리 많이 듣겠다.

지난 세월 산은에 가장 비판적인 입장에 섰던 분을 찾아보자는 심정이니 믿어 달라.

-- 출자회사 매각을 10개 늘린 이유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있었나.

▲ (이대현 정책기획부문장) 사실 매물이란 게 시장 상황에 따라 팔릴 수 있는 것이 바뀐다.

최대한 매각을 빨리 진행하자는 차원에서 조금 더 의욕적으로 잡았다고 보시면 된다.

▲ (이동걸 회장) 최근 일련의 일에 대해 관계당국의 압력이 있었다는 등의 시각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

명백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132개 비금융자회사의 매각은 산은 자체의 판단이고 결정이라는 것이다.

내가 부임하기 전에 팔린 것이 2건이었다.

이른 시일 내에 정리하는 것이 깔끔한 내부 관리라고 판단했다.

실무진과 경영진의 토론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시장 상황을 봤을 때 과거의 방식으로 하자면 올해 한두 개 팔기도 어렵다.

그래서 더 적극적인 자세로 준비하고 있다.

-- 자본확충펀드가 내달까지 조성되는데 어느정도 필요하다고 보나.

▲ 자본확충은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한은, 금융위, 기재부 등에서 아직 확정되지 않고 논의하는 과정이라 수혜 받는 우리가 얼마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결례일 수 있다.

참고로 지난 4월말 기준으로 우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4.34%다.

5월에는 약 6천억 정도를 시장에서 조달했다.

그러나 상황이 아주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다음달에는 또 달라질 수 있다.

--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작업은 잘 이행된다고 보나….

애로사항은.

▲ 현대상선의 경우 4개월간 어려운 작업을 거쳐 98%쯤 왔다는 느낌이다.

지원 없이 정상화한 부분에서 힘든 면이 있었는데, 결론적으로 거의 매듭 단계에 갔다는 것이 성과다.

지금까지 협상한 디얼라이언스는 3개로 재편된 해운선사 중 3위에 해당한다.

시장 점유율이 17~18%다.

오늘 협상중이라고 발표한 2M은 세계랭킹 1, 2위 선사의 동맹으로 점유율이 약 28%인 세계에서 가장 큰 얼라이언스다.

현대상선은 채권단이나 정부 지원 없이 정상화될 단초를 보이고 있다.

한진해운도 구조조정을 하면서 원칙이 무너져서는 안된다.

현재 한진해운도 많은 자구노력을 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나, 원칙은 지원이 없다는 것이다.

원칙이 무너지면 다음 회사도 지원을 원하게 된다.

그러면 국민 혈세의 누출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힘들고 어렵지만 이 원칙을 지키고 있다.

한진해운은 약 1조 정도의 부족자금이 있을 것이다.

한진에서 그 가운데 약 4천억원가량을 대안으로 준비하고 있다.

잘 됐으면 좋겠다.

현대상선이 지원 없이 로드맵 만들었다는 것에 시사점 있지 않나 생각한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산업적 차원의 합병문제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 합병 문제는 너무 앞서간 부분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

그러나 여러 경우의 수는 항상 존재한다.

-- 구조조정 역량을 제고하겠다고 했는데, 채권단 중심 구조조정에서 나온 문제들이 전문성 강화만으로 해결될까.

또 실무자들이 아무리 높은 전문성을 갖춰도 정무적인 판단으로 안 좋은 결과 나오지 않나.

▲ (정용석 구조조정부문장) 기업정상화 수단은 채권단 중심의 자율협약·워크아웃과 법정관리 등의 제도가 있다.

양 제도는 장단점이 있다.

어느 제도만으로 지금 발생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기회가 된다면 오래지 않아 양 제도를 통합해 장점을 더하는 제3의 제도를 도입하는 방향을 검토하길 바란다.

방안을 검토해 왔고, 중장기적으로 법원과 정부 당국과 협의해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정무적 판단과 관련해서는, 기업 부실과 관련해 우리는 다른 은행처럼 상업적 견지에서 단기간 유불리만으로는 판단 못 한다.

기업의 처리방향에 따라 사회적 비용, 손실 등을 감안해서 중장기적인 소프트랜딩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판단하는 것을 일반론적으로 관치금융, 정무적 판단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

어려운 환경에서는 시장기능이 충분히 작동되지 않고, 아직은 산은의 역할을 대체할 플레이어가 없다는 것이 한계로 보인다.

-- 특별자문단은 투명하게 명단 공개할 것인가.

▲ 혁신위원회가 전체적으로 약 40~50명이고, 약 3개 위원회를 구성해서 한 위원회에 10~15명이 의견 모으도록 할 것이다.

명단 공개는 큰 이슈가 아니다.

원한다면 언제든 투명하게 할 용의가 있다.

-- 인력을 2021년까지 10% 축소하는데, 지금 3천명 중에서 연간 60명 수준이다.

축소가 아니라 자연감소분 수준이라 쇄신이라 볼 수 있는지 모르겠다.

▲ 그렇지 않다.

퇴직자 숫자가 그리 많지 않다.

조직 전체가 슬림화, 효율화한다는 원칙은 지키고 싶다.

다만 10%는 하나의 가이드라인이다.

그 목표를 달성하려고 무리하지는 않는다.

-- 산은 독립성 문제가 계속 제기되는데.

▲ 독립성은 시간 지나면 이런 얘기 논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어렵고 복잡한 상황이다.

다른 이슈가 논쟁으로 비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오늘은 이런 말씀을 드리기보다는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하는 자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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