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새누리당은 정책 워크숍에서 더 이상 계파라는 용어를 쓰지 않겠다며 대통합의 정치를 실현해나가겠다고 대국민 선언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새누리당에서는 탈당 의원들의 복당 결정 이후 쿠데타니 분당이니 하는 단어가 언급되며 이런 선언을 왜 했었는지 의아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김수형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김희옥/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장 : 지난 며칠간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렸습니다. 이유를 떠나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혁신비대위는 혁신이라는 이름이 무색했습니다. 회의가 열려도 단신 몇 줄 쓰기도 힘들 정도로 메시지 없는 발언들이 이어지는 게 보통이었습니다.
기자들도 이 조직을 그저 8월 전당대회 전까지 잠시 만들어진 권한 없는 임시 지도부 정도로 인식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목요일 혁신비대위의 전격적인 복당 발표는 기자들에게뿐 아니라 당내 의원들에게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전국위원회를 파행시켜가며 새누리당의 대주주가 누구인지 똑똑하게 보여준 친박들이 그들과 가장 대척점에 있는 유승민 의원의 복당을 쉽게 결론 내리라 예측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비박계는 들썩일만했습니다. 유승민 의원이 복귀하자마자 굳이 분란을 일으켜 가며 당권과 대권을 분리해놓은 현행 새누리당 규정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 하더라도 비박계는 들썩일만했습니다.
자칫 초라할 수 있었던 전당대회에서 비박계를 응집시킬 핵심 인물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주호영 안상수 같은 관록 있는 다선 의원들의 수혈도 친박에 비해 무기력해 보이던 비박계에 적지 않은 에너지를 실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한 비박계 의원은 비대위가 제대로 사고를 쳤다며 신선한 결정이었다고 평가한 반면, 한 친박계 의원은 일부 비대위원들이 쿠데타 하듯이 복당을 밀어붙였다고 더 거칠게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친박계 내에서는 무기명 투표를 실시했던 정진석 원내대표와 함께 갈 수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왔고, 최악의 경우 분당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격한 반응도 나왔습니다.
어쩌면 과거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에서 끌려 내려올 때처럼 정진석 원내대표에게도 고난의 시간이 펼쳐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게다가 뜻밖의 일격을 당하며 분노했던 김희옥 비대위원장은 당무에 복귀했지만, 이번에는 권성동 사무총장의 해임 건을 두고 친박과 비박계의 신경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주요 현안마다 반복되는 새누리당 내 갈등을 보면 대통합의 정치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김 기자는 새누리당에서 과연 증오의 강이 사라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 [취재파일] "전당대회 주요 변수"… 유승민 복당 둘러싼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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