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막을 올리는 미국 대선 본선에서 '진검승부'를 펼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는 역대급 비호감 후보들이면서 약점도 많다.
워싱턴 주류정치를 상징하는 인물인 클린턴과 미국의 대표적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의 성공신화 이면에 도사린 논란과 추문 하나하나가 간단치 않아 보인다.
국정비전과 정책을 놓고 대결하기보다는 서로의 '약한 고리'를 물어뜯으면서 반대급부를 얻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기승을 부릴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는 각각의 약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의 매력 포인트도 있다.
클린턴은 풍부한 국정경험을 바탕으로 사상 최초로 '유리천정'을 깨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여성후보'다.
트럼프는 미국 기성정치의 틀을 깨는 '아웃사이더 후보'로서의 파격이 두드러진다.
관전자 입장에서 볼 때 '가장 지저분하면서도, 가장 볼거리가 많은' 한편의 대선 드라마가 펼쳐질 것임을 예상해볼 수 있다.
◇ 힐러리 '풍부한 국정경험' 과시…'이메일 스캔들' 발목 스스로를 '준비된 후보'라고 지칭하는 클린턴의 최대 강점은 국정경험이다.
대통령부인에 이어 두 차례에 걸친 상원의원, 그리고 외교수장인 국무장관을 거치면서 쌓은 관록이 돋보인다.
특히 외교와 국가안보에서 확실한 비교우위가 있다.
국제관계 현안에 두루 밝은데다가 동맹·우방들로부터 협조를 받아내고 적국을 다뤄나가는데 능숙하다.
클린턴 스스로도 국무장관 재임시절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상황실'(situation room)에서 국가안보와 관련한 주요 결정 사항을 논의했던 경험을 늘상 자랑한다.
여기에 클린턴의 '여성성'은 아직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미국 정치의 상황 속에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있다.
여기에 민주당의 '주류 중 주류'로서 진보진영 전반에 걸쳐 폭넓은 지지기반을 갖추고 있고 흑인을 비롯한 소수인종들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얻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이와는 반대로, 참신성과 개혁성이 부족한 것은 가장 큰 약점이다.
1993년부터 20년 넘게 워싱턴 주류정치의 한복판에서 머물러온 점이 유권자들 사이에 식상함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경선 라이벌이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막판까지 '아웃사이더 열풍'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동력이 됐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자신과 주변의 크고 작은 스캔들도 걸림돌이 될 소지가 있다.
국무장관 재직시절 개인 이메일로 공무를 처리한 이른바 '이메일 스캔들' 파문은 본선전에서도 클린턴을 끊임없이 괴롭힐 악재가 될 공산이 크다.
이미 트럼프 측으로부터 공사(公事)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균형감과 판단능력이 의심된다는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초기 대응 과정에서부터 말이 모호했던데다가 파문이 장기화하면서 정직성과 도덕성에도 적잖이 흠이 났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본선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사건도 파괴력은 크지 않지만, 본선국면에서 또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 트럼프 '개혁성'이 강점…막말·트럼프대학 의혹 '발목' 트럼프가 가진 최대 무기는 기성 워싱턴 정치를 뒤집을 수 있는 '파격과 변화의 아이콘'이라는 점이다.
기존 정치에 식상해하는 미국 유권자들, 특히 백인 유권자들의 열망을 가장 속 시원하게 대변해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과 NBC 뉴스가 지난달 15∼19일 미국 유권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한 결과, '누가 워싱턴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55%가 트럼프를 꼽았다.
클린턴을 택한 응답자는 22%에 그쳐 무려 33%포인트 차이가 났다.
정치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출신임에도 경선에 출마한 16명의 후보를 모두 물리치면서 '경쟁력'도 유감없이 보여줬다.
TV 리얼리티쇼 호스트 다운 능수능란한 언변도 장점에 속한다.
유권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어법으로 표현하는데 능숙하다.
자신의 발언이 언론에 어떤 식으로 투영되는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에 유리한 방향으로 보도를 유도하는 '언론플레이'의 귀재라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도를 넘어선 트럼프의 막말은 치명적인 독(毒)이 될 가능성도 있다.
무슬림 입국금지나 불법이민자 1천100만명 추방, 멕시코와의 접경에 거대 장벽 설치 등 '허무맹랑한' 공약과 각종 여성·인종차별적 발언들은 본선과정에서 공화당 지지기반에 예기치 못한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대학 사기의혹 사건을 심리 중인 멕시코계의 곤살레스 쿠리엘(62) 샌디에이고 연방지법 판사에 대해 인종편향적이라고 비판한 것은 공화당 내에서 공개적 비판이 쏟아지는 등 엄청난 역풍에 휩싸이고 있다.
트럼프대학 사기의혹 사건은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대선 후보로서 트럼프의 이미지에 먹칠하는 스캔들로 발전할 소지가 있다.
정책적 지식이 부족하고 대통령의 자질로서 요구되는 신뢰성과 안정감이 크게 부족한 점도 문제다.
추후 번복하기는 했지만 한·일 '핵무장' 용인 발언과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시사는 국가안보 문제에 대한 이해도와 판단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기에 충분하다.
경선전 초반부터 폭스뉴스의 여성 진행자 메긴 켈리에 대한 비하적 발언과 낙태여성 처벌 등의 주장을 펼치면서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비호감도가 크게 높아진 것도 약점이다.
(연합뉴스)
힐러리-트럼프 대결, '국정 경험' 대 '파격·변화'
힐러리 '이메일 스캔들'·트럼프 '막말'·트럼프대학 의혹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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