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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IS격퇴전 놓고 사우디-이란 비난전

중동의 양강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치가 점점 꼬여가는 모양새다.

이란인의 성지순례 무산에 이어 이라크에서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놓고 양국이 가시돋힌 설전을 벌였다.

양국의 외교관계가 올해 1월 단절됐지만 성지순례가 무슬림의 가장 중요한 종교의식인 만큼 해법을 찾으려고 지난 한 달여간 리야드에서 대표단이 협상했으나 결국 29일(현지시간) 결렬됐다.

성지순례 무산의 원인을 놓고 양측의 주장은 엇갈린다.

이번 협상을 맡은 이란 문화종교부는 사우디 정부가 성지순례 기간 이란인의 안전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를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알리 잔나티 문화종교부 장관은 29일 "지난해 9월 메카 성지순례에서 발생한 압사참사에서 이란인이 최소 460명이 죽은 뒤 이란은 성지순례객의 안전을 매우 우려한다 "며 "사우디가 의도적으로 이란 무슬림의 성지순례를 방해했다"고 말했다.

이란은 또 사우디가 발급하는 성지순례 비자를 테헤란 주재 스위스대사관에서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사우디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통하면 된다면서 이견을 보였다.

그동안 비자를 발급했던 이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과 총영사관은 1월 외교관계 단절과 함께 폐쇄됐다.

사우디는 이란이 성지순례를 정치 쟁점화한다면서 협상 결렬 책임을 돌렸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29일 "이란 측은 성지순례 기간 메카에서 집회할 수 있는 권리와 자신만의 특권을 요구했다"며 "이는 대혼돈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비록 이란과 외교관계가 단절됐지만 사우디는 이란인이 성지순례를 원만하게 치를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데 동의했다"며 "이란의 의도는 협상 처음부터 성지순례를 무산시킬 구실을 찾는 것이었다"라고 비난했다.

이라크 정부군이 개시한 IS 거점 팔루자 탈환작전을 놓고도 양국이 설전을 벌였다.

알주바이르 장관은 "이란은 이라크에서 종파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를 지원하면서 이라크에 내정에 간섭해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시아파 민병대가 수니파 집중 지역인 팔루자 탈환 작전에 가세한 데 대해 종파간 보복 폭력 우려가 나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알주바이르 장관은 "카심 솔레이마니(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가 수니파에를 겨냥한 작전을 이끄는 이상 이라크에 평화가 올 수 없다"며 "이란의 이라크 주둔을 용납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차관은 "이란은 이라크와 시리아정부에 대한 군사적 자문을 계속하겠다"며 "중동에서 테러리즘에 대항하는 전투를 자랑스럽고 흔들림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국정조정위원회 사무총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알주바이르의 언행은 사막을 떠돌다 이제 도시로 온 사람 같다"며 "이란에 와서 정치와 외교를 제대로 배우고 가라"라고 비꼬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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