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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6천억 들인 대통령궁…'21세기 술탄' 에르도안

초호화라는 얘기는 이럴 때 하는 거죠. 터키의 대통령궁을 보시죠. 재작년 우리 돈 6천억 원을 들여 새로 지었는데요, 부지만 20만 ㎡에 방이 1천 개가 넘어서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이나 영국의 버킹엄궁보다 넓은 건 물론이고 미국 백악관의 30배 넓이라고 합니다.

녹지에 건물을 지어선 안 된다는 법원 판결도 무시하고 수백 그루의 나무를 잘라 이런 엄청난 궁전을 지은 인물, 바로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입니다. 정규진 특파원의 취재파일 보시죠.

[무스타파 아키올/정치 분석가 : 새로운 정치적 시스템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확고한 지도자가 힘을 발휘하고, 정치적 위계서열이 상명하복식으로 결정되는 겁니다. 바로 이것이 터키에서 자라고 있는 새로운 정치적 시스템입니다.]

1954년 터키의 흑해 연안에서 해경의 아들로 태어난 에르도안은 13살 때 가족과 함께 이스탄불로 이사 왔는데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아 거리에서 빵과 레모네이드를 팔아 학비를 벌었다고 합니다.

대학에서는 경영학을 전공하며 축구선수로도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가난하지만, 재능 많은 평범한 젊은이였던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광대한 터키의 1인자로 독재자라는 말까지 듣고 있습니다.

세속주의를 표방한 터키에서 이슬람주의를 외치던 그의 젊은 시절은 험난했지만, 2001년 터키에 경제 위기가 찾아와 세속주의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높아지자 그는 이슬람주의 정당인 정의개발당을 만들고 이듬해 총리에 올랐습니다.

그리고는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공을 들여 침체에 빠졌던 터키 경제는 2000년대 연평균 7%의 고속 성장을 거듭하는 경제 기적을 이뤘습니다. 그 결과, 경제 지도자로서 명성을 높이며 총 12년간이나 총리를 지낼 수 있었던 겁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힘을 얻게 되자 에르도안은 더이상 군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게 됐고 마침 실제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알 수 없는 군부의 쿠데타 시도를 적발해 대대적인 반대파 숙청 작업에 나섰습니다.

그러다 그와 그의 아들이 자그마치 1조 원 규모의 비자금을 두고 어떻게 숨길지 의논하는 전화 통화 감청 파일이 공개돼 나라가 발칵 뒤집히고 사퇴 압력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오히려 강공을 선택해 누군가 악의로 편집한 파일이라 주장하며 오히려 자신이 몰아내고 싶었던 세력을 배후로 지목해 무더기로 제거하는 전화위복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더는 그의 권력에 도전할 상대가 없어졌을 때, 그는 당규에 가로막혀 더이상 총리직을 연임할 수 없게 되자 새로운 직업인 대통령직에 도전했습니다. 재작년 대선에서 경제부흥을 등에 업고 대통령으로 직함을 바꾼 겁니다.

그러더니 운이 좋은 건지 술수가 좋은 건지 유럽 경제 위기로 리라화 가치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당의 인기도 함께 떨어지던 지난해 우연히도 끔찍한 대형 테러가 연쇄적으로 벌어졌습니다.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일련의 사건 덕분에 당은 12월 조기 총선에서 다시 압승을 거뒀고 독자 내각까지 구성해 에르도안은 장기 집권을 위한 든든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그는 현재 누구든지 정부나 대통령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면 터키의 통합을 방해하거나 정부 전복을 조장한다고 판단해 테러 혐의를 뒤집어씌우고 있는데요, 독재에는 늘 고립이란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죠. 이런 독재적인 행보가 언젠가는 결국, 그의 발목을 붙잡을 거란 관측도 커지고 있습니다. 

▶ [월드리포트] 21세기 술탄 에르도안 ① - 언론 탄압과 反테러법
▶ [월드리포트] 21세기 술탄 에르도안 ② - 오늘의 동지는 내일의 적
▶ [월드리포트] 21세기 술탄 에르도안 ③ - 고독한 독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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