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는 경유차, 얼마나 될까요? 국내에 등록된 전체 차량의 40%, 878만 대가 넘습니다. 갈수록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특히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 가운데 경유차의 비율은 70%에 육박했습니다. 유럽에선 환경 문제로 판매가 줄고 있는데 왜 우리나라에선 경유차의 판매가 늘고있는 걸까요?
정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유차를 타고 있는 이 운전자는 또 경유차로 바꿀 생각입니다.
[이광원/현재 경유차 소유 : 휘발유하고 비교를 하면 일단 기름가격 차이가 나니까 거기에 대해서 경유차가 좋지 않나….]
연료비 부담이 적은 데다 신형 경유차를 사면 지금 내는 연간 24만 원의 환경개선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자동차 판매소 직원 : 유로6 기준에 맞으니까 환경부담금 같은 건 안 내셔도 돼요.]
경유차 오염 물질 배출 기준이 강화되면서 이 기준에 맞는 신형 차들은 부담금도 면제됩니다.
[환경부 관계자 : 처음 부과했던 시점에 비해서 유로 5 같은 경우에는 미세먼지 배출량이 1/5 정도로 감소 되었거든요.]
하지만, 미세먼지를 만드는 질소산화물 배출량 기준이 지금도 휘발유차의 4배나 됩니다.
게다가 실제 도로를 주행할 때는 인증받을 때보다 훨씬 많은 질소산화물이 배출됩니다.
지난해 시험에서는 도로 주행할 때 인증 기준보다 8배가량 더 배출됐습니다.
실제 배출 검사 없이 부담금부터 감면한 겁니다.
공영주차장 할인까지 받을 수 있는 저공해차량인증도 마찬가집니다.
[(저공해인증 차량은 얼마나 할인되나요?) 50% 깎아줍니다. 7만 원이면 3만5천 원.]
경유차는 휘발유차의 세 배 넘는 질소산화물을 배출해도 같은 혜택을 보도록 기준이 낮습니다.
역시 실제 배출량은 기준에 없습니다.
연료비 덜 들고 규제는 사실상 풀리다보니 경유차로 소비자가 몰리는 겁니다.
[임영욱 부소장/연세대학교 환경공해연구소 : 어마어마하게 많은 경유차를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얘기기 때문에 차차 차량 대수를 줄이는 쪽으로 정책적으로 가야 하고.]
반면에, 프랑스는 본격적인 경유차 퇴출에 나섰습니다.
파리시는 2020년까지 디젤차 운행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고향인 유럽에서조차 퇴출되고 있는 경유차를 우리 정부는 계속해서 장려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유차 정책의 손질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 : 최진화,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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