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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들, 북한 '핵 선제공격 안 한다' 진의에 의문

"군사보다 경제 강조…정책 자리 잡아가는 듯" 분석도

주요 외신들은 8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먼저 핵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한 핵무기 개발 관련 발언을 주요 기사로 전하면서 그 진의에는 의문을 나타냈다.

아울러 김정은이 적대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며 군사보다는 경제 개발을 강조한 것도 큰 변화라고 주목했다.

외신들은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침략적인 적대세력이 핵으로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이미 천명한 대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발언을 위주로 사흘째인 당 대회 소식을 전했다.

BBC와 ITV 등 방송과 가디언, 텔레그래프, 미러, 인디펜던트, 데일리 메일 등 영국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김정은이 공격(위협)받지 않으면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헤드라인을 뽑았다.

BBC는 핵실험 장소에서 추가 핵실험 준비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면서 "김정은이 혼재된 메시지를 보내는 경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연설은 레토릭은 장황하지만 세부내용은 부족하다. 목표들을 묘사했지만 이를 달성할 방법들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핵관련 발언에도 모호함에 있다면서 "'자주권 침해'가 무엇을 말하는지? 핵무기를 사용한다고 했는데 공격을 받았을 때인지, 혹은 그보다 낮은 수위의 상황에 놓였을 때를 말하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경제 건설'에 대해 민간 기업활동을 허용하는 것인지, 중국식 개혁개방 정책을 따르는지 전혀 불분명하다고도 했다.

가디언도 같은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전문가들이 김정은의 발언들에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김정은이 위협받지 않는 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번 당대회의 목적은 그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 그는 지금 내부로부터의 위협에 처해 있다"는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한반도 담당 연구원의 분석을 실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최근 평화 협정 체결을 추진해 온 것은 한반도에서 미국을 물러나게 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워싱턴 소재 CSIS 한국담당 의장도 "북한은 향후 50년에 걸친 김정은의 합법적 지배를 선언하기를 원한다"며 "김정은이 당대회에 앞서 고위급을 숙청한 것은 내부 동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IHS 컨트리 리스트의 선임 애널리스트 앨리슨 에반스는 "김정은이 권좌에 오른 이래 '핵·경제 병진 정책'에도 경제적 개혁들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AP통신을 인용, 많은 외부 전문가들은 경제 성장을 막고 있는 국제 사회의 제재 측면에서 볼 때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위해 치러야 하는 댓가 때문에 '핵-경제 병진' 정책이 성공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러는 먼저 공격받지 않으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김정은이 세계를 망연자실케 했다"고 표현했다.

ITV도 같은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김정은이 한반도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도 미국에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인디펜던트와 데일리 메일은 "북한이 먼저 핵무기를 쓰지 않겠다고 김정은이 말했다"는 제목의 AP통신 보도를 그대로 전재했다.

AFP통신도 "북한의 핵무기 정책은 결코 명확하게 정리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서울발 기사에서 책임 있는 핵보유국 발언과 적대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한 발언 등을 주로 전하면서, 최근 북한의 정책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외부 전문가들의 진단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대신 평화 협정을 맺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북한은 최근 몇 년 동안 국제적 비핵화의 범위 안에서 핵무기 축소를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 왔지만, 미국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하는 데 동의해야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AP통신은 김 위원장이 적대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한 데 주목하면서 북한이 36년 만에 열린 당 대회를 주변국에 대화를 제안하는 기회로 사용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평양발 기사에서 북한이 '전례 없이 암울한 투쟁 끝에' 경제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WP는 36년 만에 열린 당 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 추구와 동시에 삶의 질 개선을 강조해 경제 개발에 무게를 싣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밝힌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 주목한 전문가의 발언을 전했다.

'북한 지도부 감시'(North Korea Leadership Watch) 사이트를 운영하는 마이클 매든은 WP에 김 위원장은 아버지가 하지 않았던 경제 개발의 공적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은 '중대한 일'(big deal)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선군 정책을 폈던 아버지 김정일이 아니라, 군보다 당에 중심을 뒀던 할아버지 김일성처럼 통치하려고 노력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매든은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앞으로 더 많은 위성을 쏘아 올리겠다는 김정은의 발언을 전하면서 '은둔 국가' 북한의 위성 주장에도 "미국과 한국은 장거리 미사일 실험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장거리로켓 개발을 계속할 것이라는 김정은의 의도가 재확인됐다"며 장거리로켓이 결국 대륙 간 탄도 미사일로 전환될 것이라는 미국 측 시각을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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