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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밭 갈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차'

여기는 폴란드인데요, 한 차가 밭을 갈고 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차죠?

바로 티코입니다. 지금은 단종돼서 보기 힘들지만, 10년 전만 해도 도로 곳곳에서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이 사진을 보고 티코를 바로 알아본 누리꾼들의 반응 어땠을까요?

"껌 밟으면 차가 섰다.", "코너 돌 땐 차가 들렸다."는 철 지난 유머의 댓글을 달아놨습니다. 하지만 우리 자동차 역사에서 티코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갖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면 "아, 대단한 차구나." 하실 겁니다.

티코는 91년에 탄생한 국내 최초의 경차였는데 고속도로 운행이 가능하겠냐는 말이 나올 만큼 크기가 파격적으로 작았습니다. 당시 중형차인 엘란트라 가격에 절반도 안 되는 3백만 원대의 가격도 아주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실용성과 낮은 가격, 뛰어난 연비에도 불구하고 항상 놀림감이 됐는데요, "차가 움직이지 않을 때는 건전지를 갈아 끼우면 된다.", "아니 태엽을 감으면 된다." 또, "삐삐가 울리면 차도 흔들린다," 하면서 차 크기를 따지는 삐딱한 시선의 우스갯소리가 많았습니다.

그래도 티코는 꿋꿋하게 버텼는데요, 광고에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김혜수 씨가 나오기도 하고 여성모델을 운전자로 주로 내세웠습니다.

또, 드라마 여주인공도 티코를 몰며 등장해서 점점 그 위상이 달라졌는데요, '커리어 우먼' 사이에서 유행을 타기 시작하면서 여성 운전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나온 첫해 판매는 3만 대 정도였지만, 경차에 대한 인식이 좋게 바뀌면서 10년 동안 1백만 대 판매라는 성공신화에 주인공이 됐습니다.

그때서야 다른 기업들도 경차를 내놓기 시작했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큰 차에만 있던 고급 기능이 하나둘 적용되기도 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경차를 작고 불편한 차가 아닌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차라고 인식하게 됐는데요, 사람들이 놀리는 걸 다 이겨낸 최초의 경차 티코에 이런 역사가 숨어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밭 갈 때 쓰는 건 너무 한 것 같은데요, 서민과 여성도 부담 없이 타게 해준 국민차로 자랑스럽게 생각해야겠습니다.

▶ 밭 갈고 있는 저 차는 '대한민국 국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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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우 송혜교 씨가 거액을 주겠다는 일본 기업 미쓰비시 광고를 거절해서 화제가 됐습니다. 일본 최대 기업의 제안을 왜 거절했을까요?

일본의 근로정신대로 끌려갔던 한 할머니들의 증언을 통해 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양금덕 할머니인데요, 할머니가 초등학교 6학년일 때 갑자기 교실에 교장과 헌병들이 들어왔다고요.

일본에서 일하면 돈도 많이 벌게 해주고 여학교도 보내준다는 달콤한 말로 아이들을 꾀어냈습니다. 선생님이 꿈이었던 할머니는 그 기회를 잡고 싶어서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으로 떠났습니다.

도착한 곳은 미쓰비시 중공업 공장이었습니다.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은 생활이 시작될 줄은 그 어린 나이에 꿈에도 몰랐습니다.

새벽 6시에 일어나서 매일 12시간 넘게 일해야 했는데, 알코올, 시너로 비행기 부품의 녹을 닦거나 페인트를 칠하는 고되고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시너 냄새 때문에 후각은 나빠지고 키가 작아 페인트를 칠 할 때마다 눈에 페인트가 점점 들어가서 시력도 나빠졌는데요, 13살 소녀가 감당하기에 너무 버거운 하루하루였습니다.

최소한의 인권도 없는 현장에서 일본사람들의 지독한 감시로 받으면서 배고픔에도 시달려야 했습니다. 먹을 거라고는 보리 섞은 밥에 단무지 두 개가 전부였는데요, 집에 돌아가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배가 너무 고파서 일본사람들이 먹다 버린 음식 찌꺼기 통을 뒤지기도 했는데, 돌아온 건 매질뿐이었다고요, 이렇게 어린 소녀들을 거짓말로 끌고 가서 강제노역을 시킨 회사가 바로 최악의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입니다.

항공, 중공업, 자동차, 니콘까지 계열사가 6백 개가 넘는데요, 이 일본 최대에 재벌 기업은 아직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조선소나 탄광, 여기저기에 끌려갔던 한국인 피해자가 10만 명이 넘는데 사과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배우 송혜교 씨가 광고를 거절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자세히 알고 나니까 또 막 화가 치밀어 올라옵니다.

▶ 13살 소녀에 '12시간 잔혹 노동'…日 최대 재벌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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