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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처가 용돈 늘었지만…여전히 친가에 더 드린다

<앵커>

이번엔 친절한 경제입니다. 부부싸움 하시죠? 부부싸움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경제 문제라고 하고요, 특기 그중에서도 양가의 용돈을 얼마씩 보낼 것이냐를 가지고도 많이 싸운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까지는 평균적으로 시댁에 가는 용돈이 더 많았었는데, 최근 들어서 처가 쪽으로 가는 용돈이 많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 아직 역전된 건 아니죠?

<기자>

그럼요. 아직도 시댁으로 가는 게 한 50%는 더 많습니다. 빠르게 그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는 거죠. 이런 연구를 도대체 누가 했느냐? 국민연금에서 조사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부모 세대가 어떻게 소득을 가져가느냐 이걸 조사 하다 보니까 수입원으로 용돈이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시댁하고 처가에 가는 용돈을 조사를 한 겁니다.

결과를 보면 1년 동안 우리나라 전체에서 자식들이 보낸 용돈 평균을 낸 건데, 가구주로 돼 있는 사람의 부모에게 보낸 돈은 1년에 139만 원이었습니다. 보통 가구주는 남편이 하니까 이건 시댁으로 본 거고요. 이게 11만 5천 원이죠. 한 달에.

그런데 처가는 90만 원, 한 달에 한 7만 5천 원꼴입니다. 4만 원 차이가 나는데, 아마 이렇게 시댁에 돈을 더 보내는 분들이 꽤 많으실 거예요. 이분도 그런 경우 중에 한 분인데, 인터뷰를 해주셨습니다.

[김정미/직장인 : 인터넷 계좌이체로 시부모님께는 (월) 30만 원, 친정에는 10만 원씩 넣고 있습니다. 시부모님 쪽이 노후 준비가 덜 되신 편이어서…]

그런데 이게 사실은 예전에는 금액 차이가 훨씬 더 컸었습니다. 좁혀지고 있는데, 지난 8년 동안을 놓고 보면, 시댁은 용돈이 그사이에 17만 원 늘었는데, 처가는 두 배 가까운 31만 원이 늘었거든요.

이유가 뭐냐, 점점 더 처가로 가는 돈이 많아진다. 전보다 결혼 생활이 평등해졌다. 여자들 목소리가 커져서 그렇다. 이런 분석이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데, 그거 못지않게 여자들이 그만큼 더 고달파졌기 때문이다. 이런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여성들이 더 고달파져서 처가 용돈이 올랐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기자>

맞벌이가 늘어서요. 돈을 벌다 보니까 예전엔 주로 남편이 벌어오는 돈으로 살림을 하다 보니까, 우리 집에도 용돈 좀 드려야겠다는 말 하기가 힘들었다면, 이제는 여자들도 나도 버는데, 우리 집에 더 보내겠다. 이런 말을 하기가 쉬워졌다는 거죠.

그런 점에서 작년 결혼 통계가 새로 나왔는데, 여기서도 이런 게 증명이 돼요. 새로 결혼하는 여성 중에 직업이 없는 경우, 가정에서 가사 수업 이런 걸 하는 경우가 10년 사이에 엄청 줄었습니다.

10년 전에 2005년에는 결혼하는 여성 중에 무직, 가사 수업 중 이런 경우가 54%였는데, 5년마다 10%씩 줄어서 작년엔 34%까지, 결혼하는 여성 중에 3분의 1밖에 안 되고요, 특히 살기 팍팍한 서울은 10년 전에 44%였는데, 작년에 24%, 5분의 1밖에 안 됩니다.

한마디로 여자도 직업이 있어야 결혼도 하는 상황이 됐고, 반대로 그만큼 경제적인 상황에서 집에서 목소리도 커지는 거죠. 그래서 처라고 돈을 더 보낼 수밖에 없다. 남자들의 이야기입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40대 직장인 : 맞벌이라고 아내 눈치도 좀 보이고 해서 처갓집 쪽으로 조금 더 보내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는데, 이것도 이어지지만, 애를 낳고도 사회생활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친정엄마들이 또 애를 봐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래서 용돈을 더 드리는 그런 경우들이 있습니다.

결국은 여성, 처가 쪽으로 돈 많이 가는 게 단순히 여권이 늘어서가 아니라 여자들이 그만큼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까 그런 현상도 벌어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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