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행 여객선
"엄마가 혹시라도 배에 문제가 생기면 절대 가만있지 말랬어요"
4일 완도발 제주행 한일블루나래호를 타고 수학여행에 나선 전북 정읍 태인고등학교 김민재 군 등 1학년 학생 50여명은 천진난만한 말투로 앞다퉈 부모의 당부 말을 전했습니다.
김수미 양은 "버스에서 내려 배에 타기 직전에 부모님과 통화했어요"라며 "만일의 사고가 나면 구명조끼를 잘 챙겨입으라고 하셨어요"라고 말했습니다.
태인고 학생들은 완도에서 배를 타고 제주로 가고, 제주에서 돌아올 때는 여객기를 타고 광주공항으로 향합니다.
완도∼제주 항로를 운항하는 선박에 수학여행단이 타는 것은 올들어 처음입니다.
한일고속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전에는 기에만 100여개 학교가 단체로 탑승했는데, 작년에는 딱 1팀이 있었고 올해는 현재 40여개 학교가 예약돼 있다"며 "세월호 참사로 직격탄을 맞아 어려운 가운데 안전에 정말 많은 투자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완도∼제주 항로에는 한일고속이 3척의 배를 투입해 하루 4차례 왕복합니다.
2013년에는 여객 수가 53만2천명이었으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3만9천명으로 급감했고 작년에도 44만명에 머물렀습니다.
이날 한일블루나래호에는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승선해 제주까지 함께 이동하면서 안전상황을 점검했습니다.
태인고 학생을 포함한 승객 200여명은 출항 전 화재 상황을 가정해 구명조끼를 입고 4개 비상탈출구로 집합하는 훈련을 하고, 해경과 함께 심폐소생술도 배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비상탈출구 중 1개가 훈련 당시 열리지 않아 옥에 티로 남았습니다.
김 장관은 "구명조끼가 단순한 것도 있지만, 복잡한 것도 있어서 직접 입어봐야 비상시 당황하지 않는다"며 "크루즈선뿐만 아니라 여객선에서도 승객이 탑승할 때마다 비상훈련을 함께하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장관은 "학생들이 단체로 배에 탄 모습을 보니 정말 기분이 좋다"며 "배에서는 서로 얘기를 나누고, 게임도 할 수 있어서 여객기를 타는 것과는 재미가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세월호 참사 이후로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해 그동안 여객선 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며 "수학여행단 등 단체 여행객의 선박 이용을 활성화하려면 신뢰가 자연히 쌓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